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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확장ʼ·우리 ‘이탈ʼ…지역금고 영토 재편 [지역금고 新지형도]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9 00:00

하나, 세종 1금고 전환하고 서울 첫 진출
신한, 시금고 수성…농협, 광역 기반 유지

국민 ‘확장ʼ·우리 ‘이탈ʼ…지역금고 영토 재편 [지역금고 新지형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 약정이 올해 말 잇따라 만료되면서 공공자금 관리와 기관영업 기반을 둘러싼 은행권 경쟁 결과가 드러나고 있다.

2027년부터 4년간 운영될 차기 금고 선정에서 주요 광역 금고는 기존 은행이 대체로 지켰지만, 서울·인천 자치구에서는 운영권 이동이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은 서울 구금고 5곳을 새로 확보했고, 하나은행은 서울 첫 진출과 세종시 제1금고 전환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인천 시금고를 지키고 서울 구금고를 늘렸지만 인천에서는 2곳을 내줬다. 우리은행은 서울 구금고 7곳을 경쟁 은행에 넘겼고, NH농협은행은 경북, 전남·광주 광역 금고를 확보했으나 세종시 제1금고 운영권을 넘겼다.

국민 5곳 확보·우리 7곳 이탈

서울 구금고 경쟁에서는 국민은행의 신규 확보와 우리은행의 기존 운영권 축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초 서울 25개 자치구 금고는 우리은행 14곳, 신한은행 6곳, 국민은행 5곳이 나눠 맡고 있었다. 우리은행이 절반 이상을 운영하는 구조였다.

국민은행은 노원·동대문·도봉구 3곳을 재선정받고 송파·강동·중랑·강북·영등포구 5곳을 새롭게 확보했다. 신규 지역 중 4곳은 우리은행, 강북구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던 곳이다. 현재 확인된 차기 서울 구금고 운영권은 8곳이다.

우리은행은 중구·금천구를 재선정받았지만 송파·강동·중랑·영등포구를 국민은행에, 강서·종로구를 신한은행에, 양천구를 하나은행에 내줬다. 기존 14곳 가운데 절반인 7곳의 운영기관이 변경됐다.

우리은행은 과거 서울시금고를 100년 넘게 운영했다. 2019년 서울시 제1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준 이후에도 자치구에서는 가장 많은 금고를 맡아왔다. 그러나 올해 서울시금고 재탈환에 실패한 데 이어 구금고에서도 운영권을 잃으면서 기존 공공금융 영업 기반이 축소됐다.

구금고는 지자체의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공공자금 관리를 담당한다. 운영권을 확보하면 지자체와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산하기관·지역기업 등으로 금융거래를 확대할 기회도 생긴다. 이번 운영권 이동은 단순한 금고 수 변화보다 은행별 공공금융 거래 기반이 재배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민은행은 서울 구금고에서 신규 수주 성과를 거둔 반면 청주시 제2금고를 신한은행에 넘겼고, 경북도 금고 경쟁에서도 선정되지 못했다.

하나, 세종 1금고·서울 첫 진출

하나은행은 세종시 제1금고 확보와 서울·인천 기초지자체 금고 확대에서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의 전국 기초지자체 금고 운영 지역은 기존 12곳에서 15곳으로 3곳 늘었다.

세종시에서는 2012년 출범 이후 제1금고를 운영해 온 농협은행을 제치고 기존 제2금고에서 제1금고로 올라섰다. 2027년부터 일반회계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올해 본예산 기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관리하게 된다.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에서도 하나은행은 869.2점으로 농협은행(859.7점)을 9.5점 앞섰다.

서울에서는 우리은행이 운영하던 양천구 제1·2금고를 확보해 자치구 금고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인천에서도 기존 서해·검단구 금고를 지키고 신한은행이 맡았던 미추홀·영종구를 새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인천 9개 구금고 운영 구도는 신한은행 7곳·하나은행 2곳에서 각각 5곳·4곳으로 재편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서울 양천구 제1·2금고 선정은 하나은행이 서울 자치구 금고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서울지역 기관금융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성과는 수도권에서 새로운 거래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종에서는 금고 운영 지위를 높였다는 점으로 구분된다. 반면 인천시 제1금고 경쟁에서는 신한은행에 밀려 기초지자체의 수주 성과를 대형 시금고로 확대하지는 못했다.

신한, 시금고 수성·인천 축소

신한은행은 서울시 제1·2금고와 인천시 제1금고를 재선정받으며 대형 광역 금고 운영 기반을 유지했다. 올해 서울시 본예산은 51조4778억원으로, 신한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의 일반·특별회계와 기금 관리 업무를 이어간다.

대형 시금고에서는 안정적인 전산 운영과 지방세 수납·세출 관리 능력이 주요 평가 요소다. 서울시는 이번 시금고 선정에서 수시입출금식 예금 적용금리 배점을 기존 6점에서 8점으로 높이는 등 금융조건 평가도 강화했다. 은행의 운영 경험과 함께 지자체에 제공할 금리 조건이 경쟁 요소로 작용하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제1금고를 운영하며 축적한 공공자금 관리 경험과 전산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지난 7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 당시 시 담당 부서와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은행 정보기술(IT) 인력이 협업해 대규모 세정 데이터 전환에 대응한 사례를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장기간 축적한 공공자금 관리 경험과 전산 운영 역량, 위기 대응 능력, 인천시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금고에서도 기존 강남·서초·구로·성동·은평구를 지키고 강서·종로구를 신규 확보했다. 강북구를 국민은행에 내줬지만 전체 운영 지역은 6곳에서 7곳으로 늘었다. 청주시 제2금고 역시 국민은행으로부터 가져왔다.

인천 구금고에서는 미추홀·영종구를 하나은행에 내주며 운영 지역이 7곳에서 5곳으로 감소했다. 대형 시금고에서는 기존 운영권을 지켰지만, 기초지자체에서는 서울과 인천의 성과가 엇갈렸다. 장기간 축적한 금고 운영 경험에도 지역별 수주 결과에는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 광역 수성·세종 1금고 상실

농협은행은 경북도 제1금고를 재선정받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반회계금고를 확보하며 광역자치단체에서 주요 운영 기반을 유지했다.

경북도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에서는 농협은행이 839.6점으로 1순위를 차지했다. iM뱅크가 817.8점으로 제2금고를 재확보했고, 신규 진입을 시도한 국민은행은 814.9점으로 3순위에 그쳤다.

경북도는 대출·예금금리 평가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22점으로 높였지만, 농협은행과 iM뱅크가 모두 재선정되면서 기존 제1·2금고 운영 구도가 유지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는 광주은행과 경쟁해 일반회계금고를 확보했다. 지난 7월 통합특별시 출범 당시 임시 금고를 맡은 데 이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정식 운영도 담당한다.

통합특별시 금고 경쟁은 기존 광주시와 전남도의 재정관리 체계가 하나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농협은행은 기존 전남도 제1금고를, 광주은행은 기존 광주시 제1금고를 맡아왔지만 행정통합 이후 일반회계금고 운영권은 농협은행으로 모였다.

이번 평가에서는 27개 시군구별 영업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분포, 인구 규모 등을 반영해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살폈다. 농협은행이 보유한 광범위한 지역 금융망이 금고 경쟁에서 중요한 강점으로 평가될 수 있는 구조다.

인천시 제2금고도 재선정받았다. 이 금고는 농협은행 단독 응찰 이후 적격 심사를 거쳐 선정돼 복수 은행이 경쟁한 경북, 전남·광주와는 차이가 있었다.

세종시에서는 제1금고를 하나은행에 내주고 제2금고로 이동했다. 관리 대상도 올해 본예산 기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일반회계·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약 4500억원 규모의 특별회계·기금으로 변경된다. 광역 금고 운영 기반을 유지한 농협은행도 세종에서는 관리 대상 재정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금고 유치전 속 수익성 부담

은행들이 금고 확보에 적극적인 이유는 공공자금 거래를 기반으로 기관영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산하기관, 지역기업 등을 연결하는 금융거래 접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단순 예금 유치와 성격이 다르다.

금고 선정에서는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과 예금·대출금리, 주민 이용 편의성, 전산 운영 능력, 지역사회 기여 등이 함께 평가된다. 서울시와 경북도가 금리 관련 평가 비중을 조정한 것도 지자체의 자금 운용 수익과 금리 조건을 중시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고 유치 경쟁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자금 거래 확대와 기관영업 기반 확보에 따른 이점이 있지만, 지자체에 제공하는 협력사업비와 예금 약정금리, 전산시스템 운영비 등도 실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금고가 관리하는 예산이 모두 은행에 예치되는 것도 아니다. 세입과 세출이 발생하는 시점에 따라 실제 예치잔액이 달라지고, 금고별 운영 비용에도 차이가 있다. 금고 확보 건수나 관리 예산만으로 은행별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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