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청년의 주택 구입과 전·월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금융상품을 새로 내놓고,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입주단지의 중도금·잔금대출은 금융회사 대출 총량관리에서 분리한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재정경제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주택 공급 확대와 투기성 대출 차단, 청년 주거지원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수도권에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해 총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의 착공 시점도 크게 앞당기기로 했다.
◇ 수도권 23만호+α 공급…공공택지 착공기간 절반 단축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착공을 목표로 한 기존 공급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한 수도권 23만호+α 추가 공급에 나선다.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공공택지에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택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한다.
앞서 발표한 이른바 ‘1·29 부지’ 가운데 과천과 태릉은 2029년 착공을 추진한다. 나머지 부지도 2030년 안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또 서울에서 30분 거리인 경기 남양주를 비롯해 경기 광주역세권·서울 강서구 염창동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에 2만7000호 규모의 신규택지를 지정하고, 연내 7만3000호를 공급할 수 있는 후보지를 추가 발표했다.
조기 착공 사업에는 세제와 금융·규제 관련 인센티브를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공급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을 앞당겨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부동산 PF 보증과 자금지원 규모는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주택 공급 과정에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막는다…주담대 규제는 유지
금융 분야에서는 투기성 대출 수요를 차단하는 동시에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은 선택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매매·임대사업자가 받는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신규 주택 건설이나 공익법인·임차보증금 반환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 대출이 허용된다.
정부는 여기에 신축 비아파트 매입과 비아파트 신축을 위한 멸실 예정 주택 매입을 추가하기로 했다.
준공 후 1년 이내 처음 매수하는 신축 비아파트에는 규제지역 LTV 30%, 비규제지역 60%를 적용한다. 민간임대주택법상 등록임대사업자에게는 60%가 적용된다.
비아파트 신축을 위해 멸실 예정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LTV 60%를 적용한다. 대출 실행 후 1년 이내 해당 주택을 멸실해야 한다. 관련 행정지도는 오는 31일 개정한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그대로 유지한다. LTV는 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이며 DSR은 은행권 40%, 제2금융권 50%가 적용된다.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도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다.
반면 전세대출보증은 규제가 강화된다. 현재 다주택자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의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자 등이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이다. 앞으로는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까지 대상이 확대된다.
부부 합산 기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가운데 해당 주택을 임대하고, 본인과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가 대상이다. 다만 직계존비속에게 임대한 경우는 제외한다.
정부는 실거주 목적 없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뒤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약 9조3000억원, 6만건 규모다.
대상자는 원칙적으로 전세대출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다만 법적 의무에 따른 실거주 예정이나 기존 임대차계약 승계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둔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나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퇴거 과정에서 일정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제한적으로 만기 연장이 허용된다. 해당 규제는 2027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춘다. 수도권·규제지역은 기존 80%에서 70%로, 그 외 지역은 90%에서 80%로 각각 축소한다. 무주택자는 기존 수도권·규제지역 80%, 기타 지역 90%의 보증비율을 유지한다.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1차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 청년 주거금융 ‘3종 세트’…내년부터 지원 확대
전월세 부담이 커진 청년층을 위한 지원책도 이번 대책에 담겼다. 주택금융공사는 자가와 반전세, 월세, 전세 등 청년의 주거 형태에 맞춰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를 2027년 1월 출시한다.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1차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핵심 상품 가운데 하나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연간 3조원 규모로 2년간 한시 공급하며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대상이다. 우선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고 전용면적은 85㎡ 이하, 소득요건은 7000만원 이하로 설정한다.
LTV는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생애최초 LTV 우대도 유지한다. 수도권·규제지역은 70%, 기타 지역은 80%의 생애최초 LTV를 적용한다.
상품은 월세 수준의 원리금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2억원을 30년 만기, 연 3% 금리로 대출받으면 월 원리금이 약 85만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리에는 기본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지방·저소득·신생아 등에 대한 추가 우대도 제공한다.
정부는 향후 오피스텔 등 준주택까지 보금자리론 지원 범위를 넓히기 위해 주금공법 개정도 추진한다.
◇ 전세·월세 결합보증 신설…청년특례 전세대출 연령 확대
반전세와 월세에 거주하는 청년을 위한 금융지원도 새롭게 마련한다. 정부는 연간 4조5000억원 규모의 전세·월세 결합보증을 공급한다. 지방과 저소득 청년에게는 이차보전도 지원한다.기존에는 전세보증과 월세보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전세와 월세 대출을 함께 보증받을 수 있다. 월세대출 방식도 바뀐다. 매월 정해진 금액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방식에서 필요한 만큼 꺼내 쓸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전환한다.
대상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며 소득요건은 7000만원 이하로 설정한다.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의 90%와 2억원 중 적은 금액이다. 신혼·유자녀 가구는 3억원까지 가능하다. 보증비율은 100%다.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대상 연령도 확대한다. 기존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늘린다. 소득요건은 7000만원 이하이며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의 90%와 2억원이다. 신혼·유자녀 가구는 3억원까지 가능하다.
◇ 재건축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총량관리서 제외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이주비대출과 신축 입주단지의 중도금·잔금대출은 금융회사의 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한다.현재는 금융회사의 대출 총량관리 실적에 포함되지만, 앞으로는 주택 공급을 위한 실수요 금융이라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관리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청년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돕기 위해 DSR 장래소득 인정기준도 활성화한다. 현재 금융회사 자율에 맡겨져 있어 차주가 직접 요청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차주에게 장래소득 인정기준 적용 가능 여부와 적용 시 대출한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소득 4000만원인 만 30세 차주가 DSR 40%, 30년 만기 주담대를 이용하면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출한도가 12.5% 증가할 수 있다.
◇ 신혼부부 보금자리론 문턱 낮추고 생애최초 요건 완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택 구입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보금자리론은 미혼자의 경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가 대상이다.앞으로는 신혼부부가 부부합산 소득 8500만원 이하인 경우뿐 아니라 부부 중 한 사람의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올해 10월 시행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요건도 일부 완화한다. 기존에는 과거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생애최초 LTV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앞으로는 미성년 당시 주택 지분을 상속받은 경우처럼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생애최초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투기성 주택대출에는 규제를 유지하면서 청년의 주택 구입과 전월세,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에는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대책은 주택을 보유한 채 전세대출을 활용하는 투자 수요에는 금융 문턱을 높이고,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대출 선택지를 넓히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공급 확대와 금융지원이 함께 추진되는 만큼 향후 주택시장에서는 규제 강화와 공급 확대가 동시에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주거 안정과 공급 확대 효과를 위해서는 세부적인 실행력과 사업성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은형닫기
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발표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금융 접근성을 높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결혼에 따른 소득요건 완화와 정책대출 확대가 목표 계층의 주거 사다리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이 연구위원은 "결혼페널티와 정책대출 소득요건 개선은 긍정적"이라며 "목표 계층의 대출 접근성을 높이고 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분양의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모델과 장기 민간임대 확대 등에 대해서는 시장 검증과 사업자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편형 공공임대와 청년 전세임대 역시 공급 규모와 실제 수요를 맞추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재개발 사업의 핵심 변수로 사업성과 이주비 조달을 꼽았다. 이주비 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일부 배려되더라도 조합원별 한도와 추가 이주비·LTV 등 현장 금융조건이 그대로라면 실제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양 전문위원은 "동의율 완화는 사업 진입 문턱을 낮추는 조치"라며 "실제 착공까지 연결하려면 사업성 개선과 이주비 금융지원이 함께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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