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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유주택 10만 호 첫 돌파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9 09:22

국내 주택시장 구조 변화 신호

[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외국인 보유주택이 처음으로 10만 호를 넘어섰다. 단순한 숫자 이상의 변화다. 수도권 산업도시와 서민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보유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 주택시장의 구조 자체가 변화 중이라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9일 공표한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소유 주택은 지난해말 기준 10만8231호에 달했다. 국내 전체 주택(1965만 호)에서 0.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10만216호)에 비해 8015호 늘어나 증가율이 8%였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 토지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보유주택 증가율이 2023년 9.5%에서 2024년 9.6%였던 것보다 낮아져 ‘점진적’ 증가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볼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외국인 보유주택 증가율은 최근 3년 연속 8~9%대를 기록했다. 1~2% 안팎인 전국 주택재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속도다. 누적치로 따지면 3년 만에 외국인 보유 주택이 30% 가량 불어난 셈이다. 외국인 거주자 증가에 따른 자연 증가 요인이 존재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임대시장과 주거 수급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보유주택 10만 호 첫 돌파

외국인도 수도권 집중

지역 분포를 보면 외국인 보유주택 10만8231호 가운데 72.3%인 7만8206호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시도별로는 경기 4만2386호(39.2%), 서울 2만4541호(22.7%), 인천 1만1279호(10.4%) 순이다. 수도권 3개 시도가 전체 외국인 보유 주택의 72%를 차지하는 구조는 해가 거듭하는 동안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절대 물량은 꾸준히 커지는 상황이다.

시군구 단위로 내려가면 집중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경기 부천·안산·수원·시흥·평택, 인천 부평 등 수도권 산업단지 인근 지역에 외국인 보유주택이 대거 분포한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 지역이라는 게 이들 지역의 공통점이다. 실거주 수요에서 출발한 외국인 주택보유가 이제는 해당 지역의 주거시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만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통계는 개인 기준의 등기 보유 현황 중심이어서 법인 구조나 간접 투자 형태까지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6만 vs 미국 2만

국적별로 중국인이 6만1439호를 보유해 전체의 56.8%를 점유하며 압도적 1위를차지했다. 미국인은 2만3187호(21.4%)로 2위이며 캐나다인 6542호(6.0%), 대만인 3392호(3.1%), 베트남인 2028호, 호주인 2006호 등이 뒤를 잇는다.
주택 당국은 장기체류하는 외국인 수에 비해 외국인 주택소유 비중은 중국인의 경우 7.5%로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비중이 미국 27.4%, 캐나다 24.3%, 호주 22.2%라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유의해서 봐야 할 대목이 있다. 장기체류 중국인 수 자체가 86만6879명으로 미국(7만5575명)의 11배가 넘어 분모가 압도적으로 큰 상황에서 비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보유주택 절대치는 중국인이 6만1439호로 압도적 1위이다. 2위인 미국인(2만3187호)의 2.65배에 달한다.

중국인의 외국인 보유주택 비중은 절반을 넘지만 거래 양상은 고가 자산 집중보다는 실거주형에 가깝다. 실제로 수도권 거래의 91%가 6억 원 이하였고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문제는 규모다. 특정 지역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서민 주거지역의 전·월세 시장과 임대 생태계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토지거래허가 여파

국토부는 이번 통계 발표에서 지난해 8월 26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외국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외국인의 서울 주택 거래량이 968건에서 545건으로 44% 줄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 23%(2857건→2205건), 인천 30%(792건→554건), 수도권 전체로는 28%(4617건→3304건) 줄었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는 58% 감소했고, 서초구는 79%(140건→30건)나 급감했다.

당국의 진단대로 외국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수도권 거래량 감소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강남권 감소폭이 컸다. 다만 거래 감소와 보유 감소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에서 정책 효과를 장기적으로 판단하려면 향후 보유 추이까지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보유주택 10만 호 첫 돌파

외국인 보유토지도 꾸준히 증가

외국인 보유토지 면적은 지난해말 기준 2억7017만6000㎡로 전 국토의 0.27%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0.9%(227만1000㎡) 증가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평가한 금액은 34조 1431억 원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53.6%(1억4488만6000㎡)로 압도적 1위이고, 중국 7.9%(2142만7000㎡), 유럽 6.9%(1875만1000㎡), 일본 6.0%(1628만㎡) 순이다.

보유 주체별로 보면 외국 국적 교포가 55.6%(1억5032만9000㎡)로 과반을 차지한다. 한국계 미국인 등 재외동포가 국내 토지 보유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구조지만 외국법인 보유분도 33.3%(8997만3000㎡)로 적지 않다. 합작법인 형태를 활용한 외국자본의 국내 토지 취득이 전체 외국인 보유토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외국인의 토지·주택 보유통계와 거래신고 정보를 연계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상거래를 철저히 조사하는 등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거래를 엄격하게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부동산 보유 확대 자체를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글로벌 자본과 인구 이동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시장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관리 체계 역시 그 속도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금 출처 검증, 조세 형평성, 법인·차명 보유 여부, 상호주의 원칙 적용 등은 이제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시장 신뢰와 직결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보유주택 10만 호 시대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한국 부동산 정책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주택 10만 호 첫 돌파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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