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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지배구조 준수율 93%…재무 부담 속 '투명성'으로 돌파구[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3 15:26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LG화학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2026)에 따르면 회사는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14개를 준수해 준수율 93%를 달성했다. 87%였던 지난해보다 한 가지 항목을 더 지켜 준수율을 끌어올렸다. 상법개정으로 의무화된 집중투표제는 오는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내년 준수율 100% 달성이 유력한 상태다.

기업지배구조 공시 제도는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핵심지표를 기업이 준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사유나 향후 계획 등을 공시하도록 한다.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기본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고, 기업에게는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지난해 미준수 항목이었던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를 개선했다. 회사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대표이사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인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지난해 말 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지적에 LG화학이 선제적으로 '사외이사 의장' 전환을 선언했고, 이후 LG그룹 상장사들도 이 같은 변화에 동참했다.

나아가 LG화학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가이드라인을 작년 11월 제정했다. 여기에는 이사를 선임할 때 전문성 여부나 성별·연령·문화 다양성을 갖췄는 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각 이사들이 다양한 이해관계자 이익을 반영하도록 다양하고 독립적인 이사 추천 경로를 마련하겠다고도 명시했다.

LG화학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LG화학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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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화학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4인은 조화순 교수(정치·사회), 천경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률),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회계), 이현주 KAS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화학) 등 각 핵심 분야 전문가를 배치했다.

각 이사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성이 높은 이사회 내 위원회 소속인 점도 특징이다. 재무제표 등 회사 회계 사항을 들여다보는 감사위원장엔 회계 전문가 이영한 이사가, 내부거래 등 경영과 관련된 법률 문제를 살피는 내부거래위원장으로 천경훈 이사를 선임했다. 석유화학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 리스크를 집중 점검하는 ESG위원장에는 화학 공학자인 이현주 이사를 배치했다. 경영진 보수를 책임지는 보상위원장은 조화순 의장이 맡았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인 김동춘 최고경영자(CEO)와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등 2인이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권봉석닫기권봉석기사 모아보기 LG 부회장이 이름 올리고 있다. 사측 인사들도 전문성과 이해관계를 고려해 위원회에 소속됐다. 엔지니어 출신인 김동춘 CEO가 ESG위원회, 재무 전문가인 차동석 CFO는 내부거래위원회, 지주사 소속인 권 부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보상위원회의 위원으로 있다.

김동춘 LG화학 CEO

김동춘 LG화학 CEO

이처럼 LG화학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재무 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불황 속에서 단행한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와 양극재 등 설비 확장 과정에서 쌓인 차입금 때문에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타개할 핵심 카드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이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은 79.4%다. 지난 2022년 상장(19.2%)과 작년 10월 주가주식스와프(PRS) 계약(2.5%)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앞으로도 약 9.4% 가량을 더 줄여 70%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주가 부진을 겪었던 일부 주주들은 매각 대금의 주주환원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분 매각 자금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는 등 주주친화적 행보를 병행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던 국민연금도 올해 주총에서는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LG화학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계획을 공시한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따를 경우 오히려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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