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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0.29배' 굴욕의 영풍, 대표조차 외면한 '책임 경영'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3 13:21 최종수정 : 2026-04-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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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0.29배' 굴욕의 영풍, 대표조차 외면한 '책임 경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고 있는 영풍의 속내가 복잡하다. 정작 자신들의 기업 가치는 시장에서 처참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핵심 임원진 대다수가 자사주를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내건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억짜리가 29억에 거래… 시장의 냉혹한 평가

3일 한국거래소 데이터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영풍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에 불과하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훨씬 낮다는 의미로, 쉽게 말해 장부가액 100억 원짜리 회사가 시장에서는 29억 원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05개 기업 중 영풍의 PBR 순위는 하위 75위에 해당한다. 반면 영풍이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공격 중인 고려아연 PBR은 3.67배로, 영풍보다 약 13배나 높게 형성돼 있다.

"주인도 안 사는 주식을 누가 사나"… 임원진 자사주 '0'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영진 태도다. 지난 3월 공시된 영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포함한 영풍 임원 36명 중 자사주를 보유한 이는 강성두 사장 단 1명뿐이다. 법적 대표권을 가진 김기호 대표이사와 권홍운 CFO마저 자사주가 전무하다.

통상 상장사 임원들은 주가가 저평가된 국면에서 책임 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사비로 주식을 매입하곤 한다. 최근 LG화학 김동춘 CEO가 1억 원을 들여 자사주 336주를 매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 경영진은 주가가 10년 전 대비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방관자로 남았다"면서 "본인들도 믿지 않는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며 타사 경영권을 노리는 행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5년 연속 적자에 환경 제재 41회… 본업 경쟁력 '빨간불'

이런 배경에는 기대에 못미치는 본업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영풍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5년 연속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환경 법규 위반은 고질적 리스크가 됐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환경 관련 법 위반으로 받은 제재만 총 41회에 달한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2024년과 2025년 주당 현금배당금은 각각 50원과 5원으로, 예년과 비교해 급감했다. 자사주 소각 등 뒤늦게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입으로만 주주 가치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몸소 보여줘야 한다"며 "현재 낮은 PBR과 임원진 주식 외면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넘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꼬집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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