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5.4조 순손실 배터리 합작 종료 여파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4분기 매출 19조6,713억원, 영업이익 2,94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2024년 4분기보다 각각 1.9%, 67.5% 늘었고, 2025년 3분기와 비교하면 3.7%, 49.7% 줄었다.2025년 연간으로는 매출 80조2,961억원, 영업이익 4,481억원이다. 전년보다 7.5%, 42% 증가했다.
석유·화학·윤활유 등 배터리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당기순손실이 5조4,061억원으로 전년보다 2.3배 확대된 점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3% 가량 하락한 10만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규모 순손실은 어느정도 예고된 결과다. 작년 12월 발표된 비상장자회사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 합작 관계 종료에 따른 자산 손상이 포함됐다. SK온과 포드는 각각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공장을 독립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재무안정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합작법인(블루오벌SK) 구조개편 과정에서 (세전)4조2,000억원 규모의 손상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SK이노베이션이 실시한 블루오벌SK 지분의 유상감자 대가로, 포드는 켄터키 공장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게 됐다"며 "켄터키 관련 약 5조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이 축소돼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 만에 다시 무배당
다만 이 같은 배터리 자산 효율화 작업으로 인해 당해 배당을 '0'으로 결정한 것이 이날 처음 발표됐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불가피한 일회성 손실, 부진한 실적, 투자·지출 사유 등으로 2025년 사업연도 배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SK이노베이션이 '무배당'을 결정한 것은 2023년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불만이 나왔으나, 석유화학·배터리 부진과 현금 확보 필요성 등으로 주주들을 설득했다.
또 2024년 10월 2024~2025년도 최소 배당금을 1주당 2000원으로 목표한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도 내놨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전기차 캐즘(수요둔화)에 따른 어닝 쇼크로 해당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게 됐다.
서 CFO는 "당장 현금유출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조기에 회복해 향후 더 큰 주주가치를 돌려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재무 상황을 고려해 배당정책을 재수립하겠다"고 했다.
석유 기반 본업은 선방
'아픈 손가락' 배터리와 달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석유 기반 에너지 사업은 견조한 흐름이다.석유(정유)부문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4,749억원(영업이익률 4.1%)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글로벌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가솔린·디젤 등 제품 마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에도 글로벌 정유사 구조조정 및 정기보수와 미국 한파 영향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화학부문은 영업손실 89억원(영업손실률 0.4%)으로, 손실 규모를 1년 전보다 600억원 가량 축소했다. 올해 아로마틱 계열 마진 개선과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성 향상 작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윤활유부문은 영업이익 1,810억원(영업이익률 18.3%)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올해는 뚜렷한 수요 증가 신호가 없지만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기업 넘어 전기사업자로 '리밸런싱'
올해 경영 화두는 '리밸런싱'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점 과제로 ▲석유화학-에너지 밸류체인 수익성 극대화 ▲배터리 재무구조 강화 ▲비핵심자산 유동화 ▲일렉트리피케이션(전기화) 입지 구축 등을 선정했다.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등을 겨냥해 석유기업에서 전기사업자로 나아가겠다는 일렉트리피케이션 비전을 강조했다. 글로벌 가스전을 활용한 LNG 사업을 확대해 전기를 만들어, 이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량의 전기가 필요한 곳에 직접 공급하고, 전력관리·냉각·ESS를 결합한 AI 기반 솔루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생산-공급-솔루션을 아우르는 완결된 밸류체인을 구축한 '토탈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원료인 LNG 확보가 필수다. SK이노베이션 E&S가 14년 투자 끝에 최근 천연가스 생산을 시작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이 저가 LNG 도입을 위한 대표적인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새로운 LNG 터미널을 짓는 대신 인근에 있는 기존 설비를 개조해 재활용하는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투자비를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등은 사업이 구체화하는 대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개발 단계). 사진=SK이노베이션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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