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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부라보콘’ 될까…해태아이스크림, 역사의 뒤안길로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4 14:52

부라보콘으로 쌓아 올린 국민 아이스크림 신화
빙그레와의 합병, 효율화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

부라보콘 사진. /사진=해태아이스크림 홈페이지

부라보콘 사진. /사진=해태아이스크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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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하며 해태아이스크림이 5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부라보콘, 바밤바 등 국민적 사랑을 받은 해태아이스크림이 ‘빙그레 바밤바’, ‘빙그레 부라보콘’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설립부터 매각까지…우여곡절의 56년

14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빙그레에 따르면 이번 합병 결정은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함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1970년 해태제과의 빙과류사업 진출로 탄생했다. 해태제과는 같은 해 4월 첫 생산 제품 ‘부라보콘’을 출시했다. 해태제과의 진홍승 박사는 1968년 아이스크림 제작을 위해 유럽 낙농 선진국으로 건너가 덴마크 호이어로부터 아이스크림 생산설비를 도입하기로 결정, 국내 기술로 유제품을 활용해 부라보콘을 만들었다.

부라보콘은 출시 이후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당시 부라보콘 생산 공장은 수많은 도매상들이 몰려들면서 출입문을 봉쇄하기까지 했다. 부라보콘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 세계 최초 하프 커팅을 도입한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50억 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1976년엔 부라보콘 상업용 CF를 만들었는데, ‘12시에 만나요~부라보콘’이라는 CM송이 히트를 치며 제품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해태제과는 부라보콘 이후 1974년 누가바, 1975년 바밤바, 1979년 쌍쌍바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997년 해태그룹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해태제과는 위기를 맞이했다. 같은 해 11월 해태제과가 최종 부도 처리됐고, 1998년 6월 채권단이 해태제과를 제외한 각 계열사를 법정관리와 파산 등으로 정리하며 해태그룹은 해체됐다.

해태제과는 1999년 12월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2001년 CVC, JP모건, UBS캐피털 등 투자그룹이 결성한 UBS컨소시엄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하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후 2005년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했다.

크라운제과 품으로 간 해태제과는 2014년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를 출시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허니버터칩 이후 히트작 부재로 2020년 말 해태제과식품 부채비율은 210%에 이르게 된다. 이에 크라운제과는 2020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빙과부문(해태아이스크림)을 빙그레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 금액은 1400억 원이다.

‘빙그레 부라보콘’ 될까…해태아이스크림, 역사의 뒤안길로


빙그레 효자된 해태아이스…합병으로 시너지 강화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자회사로 편입, 해태의 이름을 그대로 남겼다. 통상적으로 인수 시 기존 업체 이름을 떼내지만 빙그레는 그러지 않았다. 인수 당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 공동 마케팅, 물류센터·영업소 통합 운영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해태아이스크림은 인수된 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기에 힘입어 빙그레는 2024년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 41.7%를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빙그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 1조1474억 원, 262억 원 ▲2022년 1조2677억 원, 394억 원 ▲2023년 1조3943억 원, 1122억 원 ▲2024년 1조4630억 원, 131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최근 들어 원가 부담과 내수 침체로 수익성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빙그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97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92억 원으로 24.1% 감소했다.

빙그레는 내수 비중이 80%로 해외 비중이 낮다. 이에 빙그레는 해외사업담당 조직을 통합 후 해외사업총괄로 승격시키면서 수장으로 박정환 사장을 임명했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복된 사업조직을 통합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일원화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해외 수출, 이커머스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합병 이후 부라보콘, 바밤바 등 기존 해태 로고가 새겨진 빙과류 제품이 빙그레 로고로 바뀔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합병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식품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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