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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무색…국민연금, 주총서 다시 '거수기'로 회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30 11:20 최종수정 : 2025-09-30 15:25

"2년 연속 반대표 줄어…형식적 참여에 그친 '책임투자'"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던 국민연금이, 7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국민연금공단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던 국민연금이, 7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국민연금공단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던 국민연금이, 7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주총회에서의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이 2년 연속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안건에 무비판적으로 찬성하는 기존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기업 756곳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총 3165건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찬성 비율은 78.8%, 반대는 20.8%, 중립·기권은 0.4%였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은 한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거수기’ 오명을 벗는 듯했다.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이듬해에는 국내 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반대 비율은 상승세를 탔다. 2015~2017년 평균 11% 내외에 머물렀던 반대율은 2022년 23.4%까지 올라가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같은 개선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3년 반대율은 21.8%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20.8%로 줄어들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치상으로는 2017년(12.9%)보다 높지만, 책임 있는 기관투자자라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를 고려하면 사실상 퇴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의 자산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책임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지침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여전히 많은 안건에 무비판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으며, 일각에선 "이름뿐인 스튜어드십 코드"란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국민연금이 찬성한 안건에는 ▲경영진 보수 승인 ▲이사 선임 ▲자사주 매입 확대 등 민감한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일부 기업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제기되거나, 소액주주 권익 침해 가능성이 제기된 경우에도 별다른 견제 없이 찬성 의결을 행사한 사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공단 측은 최근 발간한 홍보자료를 통햐 “국민의 노후 자산인 기금의 장기적 수익 증대를 위해 수탁자 책임 활동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 보다 명확한 원칙과 투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형식적 참여를 넘어서 실질적 견제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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