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이마트는 7만7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7만4000원과 비교하면 4.3% 올랐다. 이날 인천 구월점에 대규모 트레이더스를 오픈한다는 소식과 공정위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 승인 여부를 이달 중으로 마무리할 거란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오름세를 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 7월 15일 기록한 연고점 9만9400(종가 기준)에 비해서는 22.3% 미끄러진 상태다. 연고점 이후 이마트 주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는데, 이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시기다. 8월 말과 9월 초 7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약 30% 가까이 조정이 이뤄졌다.
이마트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줄어든 7조390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216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커머스 부문인 SSG닷컴과 G마켓의 적자 확대 영향이 컸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의) 변수는 이커머스 자회사 2곳으로 G마켓은 JV(합작법인) 기업결합 심사 후 연결편출될 예정이라 차치하더라도 SSG닷컴의 실적 부진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한 노이즈에 따른 1P(직매입) 매출 하락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온라인 사업부 부진이 (이마트의)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며 “SSG닷컴 및 G마켓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고 경쟁력 회복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SSG닷컴과 G마켓 모두 매출액이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SSG닷컴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3505억 원, 영업손실은 141억 원 확대된 310억 원을 기록했다. G마켓은 28.3% 준 1812억 원의 매출과 22억 원 증가한 2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SSG닷컴과 G마켓 모두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펼쳤지만 끝내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를 낳으며 이마트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올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해볼 만한 요인들은 있다. SSG닷컴은 김포 네오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넘기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또 배송권역 확대와 함께 퀵커머스 서비스 ‘바로퀵’ 론칭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 여기에 통합매입을 기반으로 한 그로서리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 사업 경쟁력 제고에 힘을 쓸 계획이다.
G마켓은 그동안 주력해왔던 셀러 발굴과 함께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의 합작 승인 여부는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결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G마켓과 알리는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자회사로 편입된 뒤 독자 운영된다.
이마트는 바잉파워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최근 론칭한 초저가 자체 브랜드 ‘5K PRICE’,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 이마트에브리데이 프랜차이즈 확대(신규 출점 12개점, 기존점 전환 3개점) 등을 통해 본업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성현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통합매입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가성비 소비 확산 및 신규 출점 효과에 따라 트레이더스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온라인 사업부는 네오물류센터 매각에 따른 고정비 효율화로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G마켓 연결자회사 편출에 따라 이커머스 사업부 영향은 축소될 전망”이라며 “7월 할인점에선 기존점 성장률이 1.8%를 기록하는 등 본업 경쟁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본업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