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대표는 상장 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고, 특기인 대형 서브컬처 차기작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주가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9일 시프트업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00원 하락한 5만4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7월 공모가 6만원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한 후 최고가 8만9500원까지 상승했지만, 탄력을 받지 못하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시프트업 주가 부진에 대해 대표작 니케가 중국에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신작 부재가 영향을 끼첬다고 분석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니케가 중국에서 매출은 나쁘지 않지만, 기대치를 크게 넘어서지 못했다”며 “니케 중국이 출시되면서 신작 모멘텀이 사라졌고, 스텔라블레이드 PC버전을 제외하면 내년 말까지 신작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타깃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25배에서 22배로, 목표가도 8만원에서 7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호예수 기간 종료 후 이어진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추가 상장으로 시장에 물량이 증가한 점도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스톡옵션을 받은 시프트업의 일부 경영진들은 지난달 27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시프트업의 보통주 29만7000주가 시장에 새롭게 풀렸다. 시프트업의 총발행주식수(5848만주)에 비하며 적은 비중이다. 하지만 시프트업의 하루 거래량이 약 30만주인 만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프트업은 앞서 지난 3월에도 보통주 15만주를 추가상장하기도 했다.
시프트업이 아직 공모가를 밑돌면서 김형태 대표의 승부수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김형태 대표는 창세기전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등 국내 대표 RPG 게임의 아트 디렉터 등을 담당했다. 특히 김형태 대표 특유의 수려하고 트렌드한 스타일의 캐릭터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시프트업은 2024년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3연 흥행 기록을 쓰며 당당히 증시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 기준 시프트업의 시총은 약 3조5000억원으로 2022년 상장한 크래프톤에 이어 오랜만에 등장한 게임업계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프트업은 상장 후 실적도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시프트업의 2023년 매출은 1686억, 영업이익 111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65.8%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게임사 중 단연 최고 수치다. 2024년에도 2241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70%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22억원, 263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형태 대표는 주가 회복을 위해 주주환원 정책과 차기작 개발을 본격화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차기작 '프로젝트 스피릿'을 공개하고, 대규모 개발 인력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프로젝트 스피릿은 시프트업의 4번째 작품으로 앞서 IPO 당시 '프로젝트 위치스'로 소개된 바 있다.
이 게임은 시프트업이 강점을 보이는 서브컬처풍 수집형 RPG로 김형태 대표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며 2027년 출시가 목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