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용인기술연구소에 설치 완료한 철골모듈러 목업(Mock-up) 외부 전경. / 사진제공 = GS건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주거 공간이나 각 건축물 부품 등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과 달리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제작하면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이미 만들어진 건축물을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해 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단축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꾀할 수 있다. 변수 관리 측면에서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스마트 모듈러 공법을 통해 건설 현장에서 로봇 자동화 공정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공간제작소와 '목조 모듈러 기반 OSC(Off-Site Construction) 기술 확대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간제작소는 로봇 AI(인공지능) 기술 기반 친환경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대건설은 아파트 단지 부속시설에 공간제작소의 고정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시공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고, 스마트 건설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목재를 주요 구조재로 활용하면 탄소 배출 저감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목조 모듈러 기반 OSC 기술은 에너지 낭비 요인을 줄여서 친환경성과 공정 효율성까지 갖춘 지속 가능한 건축 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용인마크밸리' 현장에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최근 울산에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2' 현장에 최초로 PAU(Pre-Assembled Units Module) 모듈를 설치했다. PAU 모듈은 철골, 기계, 배관, 전기 등이 포함된 대형 구조물이다. 모듈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준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에서도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한 바 있다.
DL이앤씨 역시 모듈러 공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된 DL케미칼 자회사 카리플렉스의 싱가포르 신공장 프로젝트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용했다. DL이앤씨는 플랜트 모듈을 인근 베트남에서 생산해, 이를 배로 운송 후 싱가포르 주롱섬 내 공장 부지에 설치했다. 모듈러 공법을 통한 공정 효율화로 준공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줄었다.
GS건설도 국내외에서 모듈러 주택 사업을 확장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GS건설이 100% 출자해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했다. 자이가이스트는 2023년 충남 당진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소비자 대상(B2C) 영업을 시작했다.
더불어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제조회사인 GPC를 설립해 모듈러 시스템과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모듈러 공동주택 시제품을 완성해 실증 실험까지 마쳤다. GS건설은 실증 실험을 한 공동주택용 시험 건축물에 대해서 경제성 등을 검토해 향후 ‘자이’ 아파트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모듈러 주택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모듈러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면서도 “모듈러 주택은 공사 기간이 짧고 품질이 균일하다는 강점이 있으나 초기 공사비가 기존 방식보다 비싸고, 분리발주 의무 같은 규제 장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 지원과 기술 발전이 지속된다면 모듈러 주택은 향후 주택공급 방식의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