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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제2의 홈플러스 되나" 전략광물 등 공급망 우려 증폭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10 09:42

MBK·영풍 법정싸움 승리로 경영권 인수 한발짝
국가핵심광물 소유한 고려아연 유동화 공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MBK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인수 추진 중인 고려아연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터져나온다.

지난 7일 법원은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이 통과시킨 안건 가운데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들이 무효가 됐다.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장악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시간을 걸리겠지만, 임시 주총 등을 지속 요구해 결국 비교우위인 지분율을 바탕으로 이사회 장악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할 경우, 국내 경제의 필수 산업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와 인듐 등 핵심광물을 비롯해 아연, 연, 금, 은, 동을 생산하고 있다.

MBK는 지난 10년간 경영한 홈플러스를 비롯해 네파, 딜라이브, 영화엔지니어링 등 경영 실패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사례가 고려아연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80%가 훨씬 넘는 해외투자자의 이익회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

홈플러스



MBK는 2015년 말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바탕으로 인수금융 차입금만 4조원 가량 일으켜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대규모 인수금융 차입금 때문인지 MBK는 10년간 투자보다는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한 점포 등 자산 매각에 집중했다. 홈플러스는 실적과 재무구조 양쪽에서 모두 악화일로를 걸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MBK가 인수한 지 10년 만인 올해 2월 말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4년(2014년3월~2015년 2월) 2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이익을 내던 대형 유통업체에서 MBK 경영 아래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걱정하는 처지로 위치가 급전직하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는 '자금을 끌어모아 투자를 하는 능력'과 '기업을 장기간 경영하며 그 가치를 끌어올리는 능력'은 완전히 별개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사례"라며 "현재 MBK가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고려아연도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MBK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그 이후 두 차례 장내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7.82%를 취득했다. 이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 가운데 70%가 넘는 약 1조1100억원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다. 자기자금이 아닌 대출로 고려아연을 인수하는 것으로 추후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MBK의 차입금은 수조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이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MBK의 자금 부담이 커질수록 추후 MBK가 고려아연 배당금과 계열사 매각, 핵심기술 판매, 공유 등을 통해 확보하려는 자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수출통제한 안티모니와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 주요 핵심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아연과 연뿐 아니라 희소금속 분야에서도 국가안보와 경제를 너머 글로벌 공급망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실제 최근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미국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마리아네트 밀러-믹스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해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의 측근들인 잭 넌 연방 하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민주당인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미국 정치인이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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