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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2030 퇴직연금 성공 열쇠는 ‘30년 장기투자’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10 00:00

500조 퇴직연금 수익률이 고작 2%
노후 밑천인데 은퇴 임박해야 관심
단기수익 말고 장기적 관점 투자를

▲ 최용성 산업총괄국장

▲ 최용성 산업총괄국장

[한국금융신문 최용성 기자] 우리나라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2%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설레발만은 아니다. 실제 주요 연금제도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

지난 10년간 국민연금 5.6%, 공무원연금 4.7%를 각각 기록했지만, 퇴직연금은 2.07%에 불과했다. 물가상승률(평균 약 2.2%)보다도 낮다.

퇴직연금은 내년 말 적립금 5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거대 자산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6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는 국민연금 기금(1755조 원)을 뛰어넘는다.

이 돈은 모두 월급쟁이들이 매달 적립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수익률이 낮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근로자 노후 부담으로 돌아온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한국 퇴직연금 소득대체율은 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치(20~30%)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대다수 직장인은 퇴직연금 수익률에 별반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은퇴 시점에 임박해서야 DB형, DC형, IRP라는 용어를 찾아보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은퇴가 먼 이야기인 2030 세대는 퇴직연금에 더 무관심한 편이다. 갑자기 생긴 목돈 500만원을 어떻게 굴려야 할 지엔 세상 부지런하면서 매월 꼬박꼬박 적립하는 퇴직연금 운용에는 되레 무심하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자명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중 87.2%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 은행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에 묶여 있다는 얘기다.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높다 보니 퇴직연금 수익률도 당연히 시중 금리 수준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가입자가 바라는 퇴직연금 수익률(6~8%)은 요원하다.

따라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원리금 보장형 비중을 줄이고 투자형 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봐도 퇴직연금을 공격적으로 운용해 좋은 성과를 거두는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1~2020년 사이 미국 401(k) 퇴직연금은 주식과 채권 중심 운용으로 연평균 8.6%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형 상품 비중이 높은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 역시 연평균 8%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예·적금을 주식이나 펀드로 옮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직장인들에게 퇴직연금, 즉 퇴직금은 평생 일한 대가와 같은 것이다.

퇴직연금개발원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퇴직금=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어쩌다 생긴 목돈 500만원이야 다 날려도 그만이지만 퇴직연금은 노후 밑천으로 사용할 돈인데 함부로 굴릴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S&P500지수 관련 상품에 투자하면 별문제 없을 거라고들 한다. S&P500은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로 자주 거론된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내가 죽으면 재산의 90%는 S&P500 인덱스펀드에, 나머지 10%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라”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늘 푸른 시장’ 같은 것은 없다. 냉정하고, 때로는 혹독하리만치 잔인하다. 9번 이겨도 마지막 한 번 지는 바람에 지하 2, 3, 4층으로 급추락한다. S&P500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0년 당시 닷컴버블로 고점을 찍은 후 2~3년 사이 추락을 거듭했다.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6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

퇴직금을 전부 펀드에 넣었다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한 은퇴자를 생각해보라. 마침 그 시점이 연금 수령 시기와 맞물려 있다면 상황은 더 끔찍하다. 은퇴자들은 손실을 복구할 시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2030세대 직장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들은 시드머니도 적고 전문적 투자 노하우도 빈약하지만, 기성세대엔 없는 걸 갖고 있다. 시간이다. 통상 30년 정도 직장(들)을 다닌다고 가정할 때 이 짧지 않은 세월이 바로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일시적으로 수익률을 까먹었더라도 시간은 이를 복구하고 대반전의 수익을 낼 기회를 제공한다. 자산을 키우는 확실한 전략은 단기 수익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 있다. 일확천금에 눈멀지 말고, 적립과 복리, 분산과 장기투자의 힘을 믿고 30년 긴 여정에 나서야 한다.

최용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cy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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