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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선방의 힘’ 금호석화 박준경 체제 안착하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10 00:00

작년 영업익 2700억…불황 속 ‘흑자’
박철완 우호지분 ‘줄고’ 박준경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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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오너 3세’ 박준경닫기박준경기사 모아보기 사장 체제로의 전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 최악 업황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는 것은 물론 지난 2021년 이후 거의 매년 불거지던 친족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시름도 덜었기 때문이다.

일단 박준경 사장 1978년생 동갑내기 사촌이자 금호석화 개인 최대 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 위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안심이다. 미세하게나마 박준경 사장 측 지분은 늘고 박철완 전 상무 측 지분이 줄고 있어서다.

박준경 사장 친동생 박주형 금호석화 기획·관리본부 총괄(부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6차례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박주형 부사장은 지분율을 1.09%에서 1.15%로 0.06%포인트 확대했다. 박 부사장이 4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한 배경에 주목된다.

반면 이들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박철완 전 상무 친누나 3명은 반대로 지분 일부를 팔았다. 박은형·은경 씨는 지난달 금호석화 주식 2만3000주(0.08%)를, 박은혜 씨는 1700주(0.006%)를 매도했다. 세 사람 지분율은 1.68%에서 1.49%로 0.19%포인트 하락했다. 양측 지분율 변화가 경영권 분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현 경영진인 박찬구닫기박찬구기사 모아보기 회장(7.46%)과 박준경 사장(7.99%) 측은 지분율이 여전히 16%대다.

박철완 전 상무(9.51%)도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편, 누나들 일부 지분 매도에도 불구하고 우호지분을 포함한 11%대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상무의 금호석화 경영권 도전은 2021년 시작됐다. 금호그룹은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 자녀 가운데 4명의 아들이 지분을 나눠 가졌다. 이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경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다 창업주 넷째 아들 박찬구 회장이 셋째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반기를 들면서 ‘형제경영’은 깨졌다. 2009년 박찬구 회장은 그룹 지주사 지분을 팔고 대신 사들인 금호석화를 들고 계열분리해 독자 경영을 펼치고 있다.

박찬구 회장과 반목하고 있는 박철완 전 상무는 창업주 둘째 아들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장남이다. 박 전 상무가 처음부터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과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금호아시아나 경영구도에서 밀린 박 전 상무가 회사를 나와 몸 담은 곳이 금호석화였다. 불편한 동행 관계는 10년여 만에 깨졌다. 박 전 상무가 2021년, 2022년, 2024년 세 차례나 회사 입장과 대치되는 주주제안을 꺼내 들고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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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상무는 해마다 전략을 수정해가며 금호석화 경영권에 도전했다. 2021년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진을 감시하겠다는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했다.

이듬해에는 구체적 배당 확대안과 함께, 자신이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이자 금호그룹 적통이라는 명분을 강조했다. 2년 후인 2024년에는 직접 경영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접어두고 대규모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박 전 상무 제안에 찬성하는 주주들은 해가 갈수록 줄었다. 당시 금호석화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박찬구 회장 체제 아래 급성장을 이뤘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경영 체제를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상무가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 사이 박찬구 회장 일가 경영 승계가 빠르게 진행됐다. 박준경 사장은 분쟁 직전인 2020년 상무→전무로 올라간 것을 시작으로, 2021년 전무→부사장, 2022년 부사장→사장으로 매년 승진을 거듭했다. 박 전 상무가 실패했던 이사회에 박준경 사장은 2022년 진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최근 회사 실적도 박준경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매출 7조1550억원, 영업이익 27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2% 늘었고, 영업이익은 24% 줄었다.

비록 수익성이 다소 줄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중국 저가 공세로 국내 굴지 석유화학 기업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석화는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선방은 ‘스페셜티’ 합성고무 사업에 집중한 결과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적자 원인은 중국 업체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한 원재료다.

금호석화는 저렴해진 원재료를 사와서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다운스트림 업체다. 게다가 주로 건설 업황에 영향을 받는 일반적 석유화학 제품과 달리, 금호석화 주력 합성고무 제품인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에 들어간다.

올해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완료한 NB라텍스 추가 증설 효과가 올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금호석화는 “합성고무는 판매 가격 인상과 제품 판매 확대 지속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투자도 지속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겨냥한 합성고무 SSBR(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 생산능력 확대가 올해 4분기경 이뤄진다.

아스팔트용 SBS 생산 설비를 전환해 SSBR 생산능력을 올초 12만3000톤 수준에서 15만80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주춤한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선 것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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