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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상호주 의결권 제한', 상법·공정거래법 살펴보니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01 09:10

상호주로 적대적 M&A 저지, 법적 문제 되지 않아
SMC 국내 상법상 유한회사 아닌 비공개 주식회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달 2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한 가운데, MBK·영풍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MBK·영풍 측은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하면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자 탈법과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함께 가처분 소송에 나섰다.

법조계는 우리나라 상법과 공정거래법에서 지분 취득에 따른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법적으로 문제 삼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상호주로 적대적 M&A를 저지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SMC는 임시주총 전날인 지난달 22일 영풍정밀과 최 씨 일가가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했다. 같은 날 영풍에 이 같은 주식 취득 사실을 통지했다. 이에 고려아연과 영풍은 상호주를 보유하게 돼 상호 보유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됐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 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상호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장인 박기덕 사장은 주총 당일 이를 근거로 영풍 지분 약 25.4%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상호주 형성에 의한 경영권 방어를 적법한 수단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상법 제342조의3(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여 취득한 때에는 그 다른 회사에 대하여 지체 없이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의 입법 취지에 관해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 이상을 취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경영권의 안정을 위협받게 된 다른 회사는 역으로 상대방 회사의 발행주식의 10분의 1 이상을 취득함으로써 이른바 상호보유주식의 의결권 제한 규정(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서로 상대 회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방어 조치를 취해 다른 회사의 지배 가능성을 배제하고 경영권의 안정을 도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다만 MBK·영풍은 SMC가 외국회사이자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상법에 따른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SMC는 보통주를 발행하고 정기적으로 이사회를 여는 등 국내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법조계는 SMC의 국적이나 회사 형태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라는 해석이다.

상법상 외국회사 논란을 살펴보면, 앞서 법무부는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결격사유를 규정한 '상법 시행령 제34조 제5항 제3호'의 다른 회사에 외국회사가 포함되고, '상법 제398조' 자기거래에서 거래 상대 회사인 모회사의 다른 자회사가 외국회사라고 하더라도 해당 조항이 적용된다는 유권해석을 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SMC가 유한회사가 아닌 주식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호주 공공기관에 등록된 SMC의 공식 명칭은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다. 회사의 종류를 가리키는 PTY LTD는 자본금과 주식, 주주유한책임 세 가지를 본질로 하는 주식회사의 일종이라는 설명이다. 50인 이하의 주주로 구성되는 비공개 주식회사를 의미한다.

고려아연은 "우리 법원에서도 Pty Ltd를 비공개 주식회사라고 판결문에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MC의 자본금이 출자 지분이 아닌 주식(share)으로 구성돼 있고 보통주식을 발행한 사실이 있다"며 "SMC가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하며 정기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점도 국내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하며 유한회사와는 다른 차별점"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업법 개정안 핵심 실무자이자 '재벌 전문가'로 알려진 김성영 전 보좌관은 최근 SNS에 "상법에서는 두 회사가 서로의 지분을 10% 초과해 가지고 있을 경우 두 회사는 상대방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여기서 문제는 주식회사의 경우 의결권이 제한되는 게 맞는데 유한회사의 경우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K·영풍 측은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도 지적하고 있지만, 법조계는 SMC가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이다.

공정거래법 제21조, 제22조에 따르면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금지가 국내 회사 또는 국내 계열회사에만 적용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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