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내일(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지난 9월27일 임원인사 관련 첫 회의 시작 후 2개월 만에 차기 인사 공개다.
KB금융 대추위는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을 위원장으로 오규택·최재홍·이명활 사외이사,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비상임이사로 참여하고 있다.이 행장은 규정에 따라 행장 이번 선임 안건 결의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2022년 취임해 2년간 첫 임기를 채운 후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하며 '2+1' 임기를 채웠다. 전임인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행장은 3연임하며 회사를 4년간 안정적으로 이끈 바 있다.
KB금융 안팎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새로운 리더십 보다는 기존의 대표를 통해 안정적인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더해 이재근 행장은 올해 초부터 휘몰아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문제를 해결하면서 탄탄한 리더십을 증명해 일찌감치 '3연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까지만해도 홍콩H지수 ELS 사태로 실적 하락을 겪었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9315억원) 대비 58% 급감했다. H지수 ELS 판매 잔액이 약 8조원으로 금융권 전체 판매액의 53%를 차지하면서 지난 1분기에만 6340억원의 H지수 ELS 배상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다.
그러나 이번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1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 실질 영업력을 나타내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은 누적 5조423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5조원이 넘었다. 홍콩ELS 판매가 가장 많은 은행이 국민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실적을 회복했다. 이를 토대로 이 행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의 디지털·IT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행장은 취임 전부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금융 사업에 눈길을 돌렸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예컨대 시중은행의 슈퍼앱 중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제치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KB스타뱅킹의 MAU가 1240만명을 돌파하며 디지털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과 KB스타뱅킹의 연계를 강화하며 비금융의 서비스의 질도 높이고 있다.
저녁 6시까지 영업하는 ‘여섯시 은행’ KB 9To6 Bank의 여론도 우호적이다. 지난해 초 시행 1주년을 맞아 실제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KB 9To6 Bank 지속 운영 필요성에 응답자의 97%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다만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이 행장은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인사’다. 따라서 양종희 회장의 입장이 변수다. 양 회장은 KB금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인사를 놓고 ‘유임’을 결정했다. 안정에 중심을 맞춘 것이다.
올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 '변화'를 추구할 경우에는 이 행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이동해 이 회장과 함께하고, 은행장에 새로운 인사를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KB금융은 세 차례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숏리스트를 추렸다. 신임 행장 후보군으로는 이환주닫기이환주기사 모아보기 KB라이프생명 대표,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이승종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 2024년 임기 만료 부행장./ 자료 =KB국민은행
이미지 확대보기임기가 곧 만료되는 24명의 부행장으로는 신임 행장 후보로 꼽히는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을 비롯해 손석호 영업그룹대표(1967년생), 강남채 글로벌사업그룹 대표(1967년생), 강순배 CIB영업그룹 대표(1964년생), 곽산업 디지털사업그룹 대표(1968년생), 김진삼 경기지역그룹 대표(1970년생), 김진영 고객컨택그룹 대표(1969년생), 맹진규 업무지원그룹 대표(1966년생), 박기은 테크개발 본부장(1970년생), 박병곤 기업고객그룹 대표(1967년생), 박영세 소비자보호그룹 대표(1968년생), 박찬용 기획조정 부장(1965년생), 서영익 기관영업그룹 대표(1967년생), 오상원 테크그룹 대표(1967년생), 유창범 S&T 본부장(1968년생), 육창 AI데이터혁신 본부장(1967년생), 이성희 자본시장사업그룹 대표(1967년생), 이영직 여신관리심사그룹 대표(1965년생), 이종민 경영기획그룹 대표(1970년생), 이택연 강남지역그룹 대표(1968년생), 이혁 부산울산경남지역그룹 대표(1968년생), 장연수 WM고객그룹 대표(1966년생), 정문철 개인고객그룹 대표(1968년생), 정진호 DT추진 본부장(1967년생), 최석문 HR지원그룹 대표(1968년생) 등이 있다.
부행장들은 1964년생부터 1970년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967년생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문철 부행장이 2020년 임기를 시작해 가장 오래 임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기은, 박영세, 박찬용, 육창화 부행장은 KB금융의 상근임원 겸직하고 있다. 곽산업 부행장은 24명의 부행장 중 유일한 여자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