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금융투자 부문에서 초(超)개인화 자산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KB자산운용은 AI(인공지능)를 접목한 다이렉트인덱싱(direct indexing) 엔진인 '마이포트'(MyPort)'를 운용사 중 처음으로 선보였다.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는 KB증권 등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손안의 투자'로 구현되고 있다.
KB증권은 주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와 손잡고 AI 자산관리 서비스도 일찍이 강화해 오고 있다. 또 KB자산운용은 딥러닝 AI 솔루션을 개발해 투자분석 AI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다이렉트인덱싱은 투자자가 펀드매니저처럼 스스로 원하는 종목을 골라 개인화된 투자지수를 구성하고, 나만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직접 투자·운용할 수 있다. 마이포트는 AI 투자공학 박사, 금융공학 박사 등 자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경험과 역량을 내재화해 개발했다. 마이포트는 KB증권의 MTS인 ‘M-able’을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KB증권은 다이렉트인덱싱에 미국주식을 추가(2023년 9월)하고, 전문 PB(프라이빗뱅커)의 역량으로 1대1 컨설팅으로 개인화지수를 구성해 투자할 수 있는 'My star 인덱싱(KB able Account-지점운용형)' 서비스(2024년 6월)로 영역을 확대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2024년 9월 MTS를 통해 마이포트 엔진을 이용한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KB증권은 2024년 9월 '다이렉트인덱싱 몰'도 오픈했다. 투자전문가들이 사전에 제시하는 예시 포트폴리오인 ‘프리셋(Pre-set)’을 추가하고 있다. 예컨대, AI 수요 증가에 부합한 AI 반도체 밸류체인주 등이 있다.
KB증권 측은 "초개인화 트렌드에 따라 다이렉트인덱싱을 활용할 수 있다"며 "고객이 비대면을 통해서도 더 밀도 있고 편의성 있는 투자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인 'KB AI MOA(Multi-dimensional optimization algorithm)'도 있다. AI MOA는 KB증권이 개발한 목표기반 수익추구 AI 투자 랩(Wrap)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AI 알고리즘의 판단에 따라 매매가 이뤄진다. 목표달성 확률이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가 선택돼 운용된다.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딥러닝 AI 솔루션 '앤더슨'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부터 '케이봇샘' AI 자산관리 서비스를 KB국민은행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대표 공모펀드인 'KB올에셋AI솔루션EMP펀드'의 경우, 앤더슨의 시그널을 활용해 전 세계 주식, 채권, 크레딧, 리츠(REITs), 커머더티 등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한다.
또 앤더슨을 기반으로 KB금융그룹의 투자분석 AI 플랫폼을 고도화한 'KB-DAM(Digital Asset Management)' 시스템도 개발했다. KB자산운용의 ETF 홈페이지에 KB-DAM을 탑재한 'AI Insight' 메뉴가 투자자에게 제공되고, 펀드 운용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KB증권은 제휴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등 운용사들의 투자 엔진을 바탕으로 MTS를 통해 2022년 10월부터 '자율주행' AI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고객이 'On(온)'으로 설정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하고, 'Off(오프)'로 하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중지되고 고객이 직접 매매할 수 있다. KB증권은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의 자문 서비스를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2023년 2월부터 KB증권은 미국 상장사들의 공시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도 서비스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 맞춤 투자정보 서비스도 힘을 싣고 있다. AI 대화형 서비스 'Stock GPT'를 임직원 대상으로 선보인 뒤, 2024년 3월에 고객용 'Stock AI'를 출시했다.
또 KB증권은 2024년 7월 조직개편에서 AI 전담 부서로 'AI비즈추진유닛(Unit)'을 신규 설치했다. 디지털전략부 부서장을 맡았던 김진호 부장이 유닛 리더를 담당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그룹 차원의 AI 거버넌스 표준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AI 기술의 혁신적인 이점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AI 관련 리스크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KB증권 관계자는 “특히, 중장기적으로 AI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한다”며 “고객 상담정보를 AI 모델을 통해 요약 및 정리하고, 내부 행태정보, 상품정보 등과 연계해 AI 알고리즘에 의한 최적 포트폴리오, 상품추천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 관계자도 "인간의 감정과 주관을 최대한 배제한 운용 프로세스를 구축해 일관된 수익률을 제공하고 성과를 제고시킬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