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 사진제공= 하나증권
은행 색깔이 짙은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 가운데 비(非) 은행 하나증권은 외부에서 자본시장 전문가를 중용하거나, 은행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거친 인사가 사령탑으로 낙점돼 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올해 2024년 말 최초로 적용되면서 하나금융그룹 역시 지주·은행 인사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은행장을 신호탄으로,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지주 계열사 CEO들의 선임 절차 역시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주요 관계회사 CEO 후보를 심의 및 추천한다. 임추위는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며,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참여한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현 함영주닫기함영주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 임기도 내년 3월 말로 만료가 다가와 있는 만큼, 연임 여부에 대한 절차도 연내 개시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중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증권이 대상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2023년 1월 취임)는 임기가 2024년 12월 말로 만료된다. 다만, 강 대표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맡고 있는데, 부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은행 비중이 압도적인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하나증권이 비은행부문 주요 계열사로 안착하도록 힘써왔다. 하나증권의 하나금융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2020~2021년에 말에 각각 15.6%, 14.4%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2022년, 2023년에 대폭 후퇴했다.
실제 하나증권은 2023년 연결 기준 2890억원의 당기 순손실 적자를 냈다. IB(투자금융) 부문에서 고금리에 따른 조달 여건 악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침체 등으로 신규 딜(deal)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이 실적 낙폭을 키운 바 있다.
그러나, 강성묵 대표 체제에서 2024년 하나증권은 플러스(+) 이익으로 턴어라운드 했다. 강 대표는 WM(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ECM(주식자본시장), 기업금융 확대 등 전통 IB를 강화했다.
하나증권의 2024년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6.3%까지 회복됐다.
하나금융그룹은 증권을 초대형IB 반열에 올리고자 물심양면 힘쓰고 있기도 하다.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4년 상반기 별도 기준 6조원에 육박해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강 대표는 증권 사령탑과 함께, 하나금융지주 사내이사 부회장으로 그룹 내 '키맨(key man)'으로 분류된다. 주요 이력을 보면, 강 대표는 앞서 하나은행 부행장, 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등 그룹 계열사를 골고루 경험했고, 2023년부터 증권 수장을 담당했다.
하나금융그룹 전체 인사구도와 연결돼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먼저 시동을 걸 예정인 은행장 선임 결과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대한투자신탁이 효시로, 대한투자증권으로 전환하고,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후 하나대투증권, 하나금융투자, 현재의 하나증권으로 변모해 왔다.
그동안 CEO 인사를 보면, 주요 증권사 출신의 전문가를 사령탑으로 수혈하거나, 아울러 하나금융그룹 출신들이 그룹 내 요직을 거치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