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현장] "소주, 맥주로 100년"…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공장 탐방기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4-04-14 12:00 최종수정 : 2024-04-14 12:07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 '일품진로' 공정 공개
1924년 소주 '진로' 출시…해외 매출도 1400억원
1933년 크라운에서 테라·켈리로, R&D 투자 지속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내 오크통(목통) 숙성 시설. /사진=손원태기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내 오크통(목통) 숙성 시설. /사진=손원태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주류기업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식품기업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는다. K푸드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 술을 찾는 해외 현지인들도 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오랜 전통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100년 양조 기술을 펼쳐 보였다.

11일 찾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는 K소주 선봉장인 ‘참이슬’ 제조 공정을 볼 수 있었다. 이천공장은 1983년 설립된 곳으로, 그 규모만 27만8495㎡(약 8만4000평)에 달한다. 하루 최대 참이슬 600만 병을 생산한다. 이곳에는 또 국내 주류기업으로 유일하게 오크통(목통) 숙성 시설이 있다. 목통에는 증류식 소주의 원료인 증류 원액이 저장돼 있다. 목통에 저장된 증류 원액은 김치 장독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되어간다. 나무에 있는 셀룰로즈와 반응해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증류 원액은 시간이 흐를수록 노란 빛을 띤다.

목통에는 1년된 것부터 24년된 것까지 증류 원액이 보관돼 있다. 지난해 출시된 23년산 일품진로도 이곳에서 숙성돼 나왔다. 하이트진로는 올해에도 24년 숙성된 일품진로를 출시한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미국에서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200L 목통을 공수했고, 프랑스에서는 용량이 큰 1만L 목통을 들여왔다.

숙성 시설을 가보니 웅장한 대형 창고에 한기가 가득했다. HACCP(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시설인 만큼 위생 복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양 벽면에는 아파트 2~3층 크기의 1만L 목통들이 자리했다. 그 뒤로는 천장 크기의 대형 선반이 펼쳐졌고, 200L 크기의 목통 5000여 개가 놓여 있었다. 산 중턱을 바라보는 듯한 높이의 선반에 목통들이 빼곡하게 올려져 있어 시선을 압도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이곳의 내부 온도는 10도 안팎을 유지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목통에 있는 증류 원액의 에탄올과 휘발 성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증류 원액은 일품진로가 된다. 일품진로 24년산은 말 그대로 24년 동안 목통에서 숙성된 원액을 뜻한다. 하이트진로는 이 목통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수, 폐기, 교체 등의 작업을 한다. 일품진로는 국산 쌀을 원료로, 헤리티지 제품은 이천 쌀을 원료로 한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외부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외부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1924년 증류식 소주 첫선…참이슬, 과일소주로 확대
하이트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 진천양조상회를 모태로 한다. 당시 증류식 소주 ‘진로’가 처음 나왔다. 이후 1965년 정부의 양곡관리법 시행으로,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됐다. 하이트진로는 2007년 ‘일품진로’를 출시했고, 그후 증류식 소주 100년 전통을 이어왔다. 하이트진로 증류식 소주는 현재 ‘일품진로’, ‘진로1924’, ‘일품진로 오크43’, ‘일품진로 23년산’ 등 총 4종으로 나뉜다.

하이트진로가 현재의 소주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65년이다. 당시 정부의 양곡관리법에 따라 알코올 도수 30도의 ‘진로’를 출시했다. 진로는 1970년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5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1998년 대나무 숯 여과공법으로 개발한 스테디셀러 제품 ‘참이슬’을 공개했다. 참이슬은 알코올 도수 23도 제품으로, 이후 리뉴얼을 거쳐 20.1도 버전의 ‘참이슬 오리지널’과 16도 버전의 ‘참이슬 후레쉬’로 탄생했다. 대나무 숯 여과공법은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해 깔끔한 맛을 낸다.

하이트진로는 계속해서 2015년 ‘자몽에이슬’을 론칭해 과일 소주 시장에 첫발을 뗐다. 이 과일 소주는 현재 미국, 중국, 동남아, 일본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자몽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자두에 이슬’, ‘딸기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다섯 종류가 있다. 과일 소주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소주, 과일 소주(기타제재주)를 포함한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액은 2021년 882억원에서 2022년 1169억원, 2023년 1394억원으로 매해 상승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내부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내부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1933년 '크라운 맥주'로 출발…테라, 켈리로 메가히트
하이트진로는 맥주 역시 신제품을 잇달아 개발하는 등 소주와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역사는 19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이트진로 맥주 전신인 조선맥주주식회사가 ‘크라운 맥주’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1993년 국내 최초 비열처리 맥주인 ‘하이트’가 나왔다. 온도계 마크, 신선도유지시스템, 음용권장기간 표시제 등을 표기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어 ‘맥스’, ‘드라이피니쉬디’, '필라이트', ‘테라’, ‘켈리’ 등을 잇달아 내면서 맥주 트렌드도 이끌었다. 영국, 남아공, 미국, 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고품질 맥아를 들여와 신선도를 높였다.

그중 2019년 출시한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부진했던 맥주 사업을 성공적으로 견인했다. 테라는 청정라거를 표방했으며, 호주산 맥아를 100% 사용한다. 발효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리얼 탄산을 고집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공정에서 저온 발효, 탱크 내구성 강화, 탄산 관리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탄산 농도 주기적 분석 등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발효하면서 나타나는 탄산이 맥주 안에 최대한 녹아들어 청량감이 극에 달하도록 고안한 것이다. 작년에는 테라의 바통을 이어 켈리를 개발했다. 켈리는 덴마크 북대서양의 해풍을 맞고 자란 프리미엄 맥아 100%를 원료로 한다. 두 번의 숙성을 거치는데, 강렬한 탄산을 위해 –1.5도에서 거품과 탄산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테라, 켈리 쌍끌이 전략에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도 2021년 7302억원에서 2022년 7842억원, 2023년 8232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장 이재복 상무. /사진=손원태기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장 이재복 상무. /사진=손원태기자


아낌없는 투자로 1등 주류기업 초석…용인에 통합연구소 구축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법인은 미국,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총 7개이며, 수출국만 80개 국이 넘는다. 소주, 맥주로 해외 주류기업과의 경쟁에서 선전하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위해 주류 연구·개발(R&D)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1974년 국내 최초 주류 연구소인 ‘진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은 소주, 와인, 브랜디 등 주류에 관한 여러 연구를 진행한다. 2011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하이트진로 연구소’로 통합했다.

하이트진로는 ▲주류 개발 강화 ▲식품 안전 강화 ▲기초 연구 강화 ▲신소재 개발 등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곳은 175평 규모로, 주류 분석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양조 효모 최다 보유 ▲균주개량 기술 확보 ▲자생 효모 발굴 연구 ▲발효, 숙성 증류기술 보유 ▲부산물 활용 연구 ▲미생물 분석 기술 확보 등의 성과를 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25년 용인에 통합연구소를 준공하며며, 다시 한번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