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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의 ‘롯데 낙제생’ 살리기 대작전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4-04-01 00:12

롯데온에 ‘금융 전문가’ 박익진 대표 선임
디지털가전 수수료인하 등 심폐소생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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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익진 롯데온 대표

▲ 박익진 롯데온 대표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그룹 이커머스 전문기업 롯데온은 2020년 4월 출범하면서 “2023년까지 연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유통 강자’ 롯데그룹이라는 든든한 지붕 아래 고속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올해 4년차를 맞은 이 회사 성적표를 살펴보자. 지난해 매출액은 1351억원. 목표의 1%도 달성하지 못했다. 롯데그룹 수많은 ‘아픈 손가락들’ 중 하나다.

위기의 롯데온에 외부 인사 박익진 대표가 수장으로 영입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익진 어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롯데온 대표로 내정했다. 이커머스 경험이 전무하지만 ‘마케팅·전략 전문가’인 점을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주로 금융업계에 몸을 담으며 마케팅과 전략을 담당했다. 대학 전공이 물리학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1968년생으로 서울대 물리학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맥킨지 프로젝트 매니저 ▲2004년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최고재무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2006년 맥킨지 부파트너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2014년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 ▲2021년 어퍼니티 오퍼레이션 총괄헤드 담당 등을 지냈다.

박 대표가 이끌게 되는 롯데온은 출범 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나영호닫기나영호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가 구축한 버티컬 서비스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적자 규모가 크다.

지난해 연 매출은 1351억원으로 전년보다 19.4%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03억 개선한 –85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는 5000억원에 달한다. ‘신의 한 수’ 담긴 전략이 필요하다.

‘유통 강자’ 롯데 계열사건만 롯데온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공세가 계속되고 쿠팡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박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우수 셀러 확보 ▲계열사 활용 ▲버티컬 서비스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전개하고 나섰다. 그는 이커머스에서 우수 셀러가 중요한 경쟁력인 점을 공략했다. 우수 셀러 확보는 직매입과 달리 투자 부담이 없고, 상품 카테고리 확장과 동시에 매출 확대도 노릴 수 있어 다수 이커머스 업체에서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롯데온은 카메라, 게임기, 휴대폰 등 디지털가전 일부 카테고리 판매 수수료를 기존 9%에서 5%로 일괄 인하하며, 기존 입점 셀러부터 신규 입점 셀러 등 모든 셀러에게 조건 없이 적용하기로 했다.

또 셀러들에게 최저 수수료만 수취하고, 나머지는 셀러가 상품 인지도 제고 및 매출 활성화 등 자율적 판촉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셀러들 부담감을 낮춰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온은 연내 디지털가전 일부 카테고리 셀러수를 현재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도 놓칠 수 없다.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최저가’에 공을 들이는 만큼 롯데온도 유통 계열사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롯데 계열사 인기 상품을 롯데온 단독 혜택·최대 50% 할인 등 특별한 혜택으로 선보이는 ‘월간 롯데’를 운영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와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 체제 아래 시작된 ‘월간 롯데’는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 2월 행사에서 준비한 롯데시네마 영화티켓은 판매시작 2분 만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판매됐고, 롯데호텔과 롯데칠성음료는 목표했던 판매 수량을 30% 이상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버티컬 서비스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준다. 뷰티, 패션, 키즈, 명품 등 고마진 카테고리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에겐 또 다른 숙제도 있다. 오카도 시스템과의 시너지다. 롯데는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2022년 11월 영국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온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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