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SDS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3조2768억원, 영업이익 80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23%, 11.8% 감소했다. 지난해 역시 영업이익 ‘1조 클럽’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해상 운임이 정상화됐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물류 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물류 사업은 지난해 기준 회사 매출의 54%를 책임지고 있는 비중 있는 부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인 사업부가 바로 IT 서비스 사업에 속하는 클라우드다. 지난해 삼성SDS 전체 매출에서 14%를 담당한 비교적 비중 낮은 사업이지만, 전년 대비 무려 61.8%나 올랐다. 생성형 AI 수요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매출 고성장세가 이어졌다. 생성형 AI는 초당 높은 연산력이 필요한 만큼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데이터센터 등 클라우드 인프라가 중요하다.
클라우드 사업의 약진에 따라 지난해부터 삼성SDS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분야 매출 확대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그간 클라우드 사업으로 관련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현재 기업 내 업무 도구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과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 결합 가속화를 돕는 플랫폼 ‘패브릭스’도 막바지 담금질 작업 중으로,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는 준비 중인 서비스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데 맞춰 M&A로 기존 사업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일 구상이다. 서원석 삼성SDS IR 팀장은 전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보다 올해 더 적극적으로 M&A 기회를 찾고 있으며 실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M&A에 대한 삼성SDS의 강력한 의지는 넉넉한 곳간에서 나온다. 삼성SDS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4912억원에 달한다.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 거래) 물량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데서 비롯됐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1조4000억대 수준으로 견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용을 더한 것으로, 기업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비용 효율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성과가 부진하거나 수익성이 모호한 해외 연결사나 관계사를 합병해 소멸시키거나, 청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상반기엔 HMM과 함께 미국 텍사스에 설립한 조인트 벤처를 청산하고, 중국에 있는 삼성SDS 글로벌디벨롭먼트센터 시안을 합병했다.
다만 삼성SDS는 그룹 계열사인 만큼 총수의 결정 없이 독단적으로 M&A를 실행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유하고 있는 현금 실탄과 달리 그간 M&A에 소극적인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해 3월 1118억원을 들여 지분 33.4%를 인수한 구매공급망관리 전문기업 엠로 역시 2015년 이후 7년 만에 단행한 M&A였다.
삼성SDS가 공격적 M&A 의지를 밝히면서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삼성 그룹이 인수한 회사들의 주가가 큰 폭 상승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엠로 주가 역시 삼성SDS의 인수 소식이 전해진 당일 전거래일 대비 29.8% 오른 3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