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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채권단 4월까지 실사 진행…향후 워크아웃 절차는? [부동산PF 도미노 위기]

김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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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12 10:19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대형 건설사 워크아웃
기업개선계획 작성 3~4개월 소요 6월 계획 확정
우발채무 2.5조원 수준…추가 발생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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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 = 태영건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 = 태영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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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개시됐다. 채권단은 오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기관을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를 거쳐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하는 데 3~4개월 소요되며 오는 6월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채권자에 부의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전일(11일)까지 접수했으며 그 결과 동의율 96.1%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개시할 것을 결의한다고 12일 밝혔다.

워크아웃 개시를 포함해 모든 안건이 결의되면서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오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하여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이후 실사와 평가 결과에서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개선계획에는 ▲재무구조 개선방안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관리기준 수립 등이 포함된다. 채권단은 기업개선계획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과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주요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자구계획의 특성상 자구계획의 이행이 지연돼 오는 4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실사 기간 중 부족자금이 발생할 경우 대응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실사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원으로 이중 유위험 보증채무(우발채무)는 2조5259억원이다. 브릿지 보증이 1조2193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양률 75% 미만 보증이 1조3066억원 규모다.

전체 보증채무에서 책임준공 확약 3조5570억원과 수분양자 중도금 보증 1조3142억원, 본PF 분양률 75% 이상 보증 1조769억원, SOC사업보증 1조304억원 등 총 보증채무 6조9785억원이 무위험보증으로 분류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판단되는 무위험보증도 실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우발채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PF사업장별로 PF대주단은 PF대주단협의회를 구성하고 태영건설과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지난해 9월 기준 총 60곳으로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120여 곳에 달한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주택 사업장이나 비주택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분양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률을 제고해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아직 공사를 개시하지 않은 사업장은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하게 확정해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협력업체와 수분양자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공사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PF대주단은 PF사업장 처리방안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검토해 이에 소요되는 자금의 조달과 집행, 공사 진행을 원활하게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자금관리단을 구성해 태영건설에 파견하고 회사의 자금 집행을 관리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PF사업장의 처리와 관련해 발생하는 부족자금은 PF사업장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PF사업장의 자금 관계를 독립적, 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에 대형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마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2001년에 워크아웃에 돌입해 2005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쌍용건설은 1999년 워크아웃에 돌입해 6년이 걸렸으며 2013년에 두번째 워크아웃에 돌입해 2014년 법정관리로 전환했다.

태영그룹은 지난달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태영건설 주식 27.8%와 윤석민 회장 주식 10.0%, 윤세영 창업회장 주식 1.0%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하고 의결권 위임, 감자 및 주식처분 등을 동의했다. 태영건설 보유 자산의 담보 제공이나 매각에 대해서도 확약하면서 보유 부동산, 비상장 주식, SOC 지분 등 담보제공 및 매각을 추진하고 본사 사옥 등 기존 담보 제공 자산의 후순위 담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지원 방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제공 등을 확약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9일 에코비트 매각과 블루원 자산유동화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의 건에 대해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고 공시했다.

지난 9일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SBS미디어넷 지분 95.3%와 DMC미디어 지분 54.1%를 담보로 하는 리파이낸싱이나 후순위 대출을 통해 기존 담보대출 76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4가지 자구계획과 자구계획의 이행이 지연되거나 상기 자구계획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의 유동성이 부족하면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 0.5%와 윤석민 회장의 지분 25.4%,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36.3% 등을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 태영건설 채권단에게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협의회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는 것”이라며 “협의회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협의회도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계획대로 이행한다면 태영건설이 PF사업장을 포함해 기존 공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태영건설의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태영건설 임직원과 태영그룹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갖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와 관련해 향후 태영과 채권단이 후속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협력업체, 수분양자 등에게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로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공격적인 PF 사업 확대로 PF보증채무 비중이 다른 건설사 대비 과도한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만기도래하는 PF대출의 만기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채무 및 PF보증채무의 강제적 조정 없이는 현재 위기상황의 타개가 어렵다고 판단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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