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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지나도 보험소비자 편익 제자리걸음 [다시보는 2022 국감]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0-04 00:00

논란의 삼성생명법, 여야 갈등에 관심 밖으로
실손 청구 간소화·보험사기방지법 통과 관심

1년 지나도 보험소비자 편익 제자리걸음 [다시보는 2022 국감]
[한국금융신문 정은경 기자] 지난해 보험업권의 국정감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삼성생명법과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법’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이 주를 이뤘다.

특히 보험업계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진전 없이 국회에 표류하고 있다. 이에 보험 소비자 편익도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득원가→시가 평가’ 삼성생명법, 여야 갈등에 논의 중단

지난해 보험업권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사안은 ‘삼성생명법’이었다. 금융업권은 물론 경제계까지 이목을 끌었다.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수가 법정 상한선인 총자산의 3%를 넘어설 때 주식 평가 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삼성생명은 15%, 삼성화재는 6%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보험업법 제106조(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에선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보험업법을 위반하고 총자산의 15%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원가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계산해 총자산 4%를 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해명했다. 과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원가로 구매할 때는 자산의 3% 이내였지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면서 이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주식 평가 기준은 시가인데, 삼성생명만 이례적으로 원가 기준으로 평가해 특혜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금융사의 보유주식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게 기본원칙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라며 “금융위가 지금껏 못했던 것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해결방법을 고민하겠다”며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만일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약 27조원치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지분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아져 그룹 지배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 이에 재계에서도 삼성생명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삼성생명법은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해 1월과 2월 두 번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 안건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보험사기특별법개정안, 내년엔 시행될까

지난해 국감에선 단골메뉴인 ‘보험사기특별법개정’도 논의됐다. 보험사기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법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험사기 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730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엔 1조818억원으로 늘었다. 처음으로 1조원대을 넘어선 것이다.

보험사기로 인한 환수금액 비중도 15.2%로 낮은 편이다. 보험사기로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보험금을 환수하기 위해선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때 소송기간이 길어지면 법률 비용도 늘어나 보험사들의 불필요한 지출도 커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하 보험사기특별법)’ 개정안은 보험사기 범죄자 명단 공개, 보험사기 알선·권유 처벌 근거 마련 등 보험사기 범죄시 가중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죄확정 시 보험금반환·계약해지’ 등도 포함돼 환수 과정도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병철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보험사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살인 등 강력범죄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경제적 손실이나 보험산업의 신뢰도 저해 문제로 다뤄질 것이 아니라 전사회적이고 범정부적 대응과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검찰, 경찰 등이 합심해 보험사기합동대책반이 활성화될 수 있또록 해결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신속하게 수사 결과가 나오고 협의체(보험사기합동대책반)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7월 정무위 법사위 통과 이후 국회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아직도 제자리걸음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보험금 청구를 위해 발급을 요청했던 진료내역서, 진단서 등의 종이서류를 전산화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험 가입자는 의료기관 및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를 요청하면, 관련 서류가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로 넘어가게 된다.

현재는 보험 계약자가 보험금 청구를 위해 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서 종이서류를 발급받은 뒤 보험사에 팩스·우편 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해 번거로움이 컸다. 이에 보험소비자 편익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매년 나왔다.

이 법안도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위해 2009년 처음 발의됐지만, 의료계 반대에 부딪혀 14년간 처리되지 못했다. 의사협회는 해당 법안이 환자의 건강 정보를 보험사에 넘기는 것으로, 향후 보험 계약 시 인수 거부, 보험료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되지 않아 국민 불편함이 상당하다”라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서 관련 사항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며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국민 불폄함에 공감한다. 종이가 낭비되는 모습을 보니 빨리 개선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인센티브로 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과 논의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감 이후인 지난해 12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지난 4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1번 과제로 ‘실손보험 간편 청구’를 선정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6월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14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달엔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고, 국회 본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국회 본회의가 통과되면 대통령 재가를 받아 내년 시행될 예정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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