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양평동 본사.사진=롯데홈쇼핑
태광산업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 및 토지 매입 계획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다”며 “롯데홈쇼핑은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별 불편 없이 사용 중인 사옥을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홈쇼핑이 부진한 영업실적에도 2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사옥을 매입하는 것을 롯데홈쇼핑 2대주주로서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게 태광산업측의 설명이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 및 롯데웰푸드로부터 서울 양평동 5가 소재 임차 사옥 토지 및 건물을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해당 부동산은 롯데지주(64.6%)와 롯데웰푸드(35.4%)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건물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당 건물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은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16%, 영업이익 88%가 감소했다”며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롯데그룹 및 그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최근 경영 위기 상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부동산 매입 계획은 롯데홈쇼핑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롯데지주가 현금 확보 목적으로 롯데홈쇼핑 측에 부동산 매수를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롯데홈쇼핑은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포기하는 대신,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작은 고정 자산에 자금이 묶인다”며 “롯데홈쇼핑이 이사회에 제공한 자료 역시 낙관적인 미래 추정치에 근거해 단순히 연간 17억원의 개선 효과(경상이익 기준)가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이사회 승인을 문제 삼았다.
태광산업은 이사회 의결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매입가가 국토건설부령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원가법이 아닌, 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을 각각 20:40:40의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해 감정가격이 300억원 가량 늘어났다”며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사회 진행의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에 이사회 결의 효력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본건 부동산 매수 거래를 강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지분 45% 규모의 2대 주주로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제반 법적 절차를 포함한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회사 및 주주 모두를 위해 롯데그룹 측의 현명하고 신속한 조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하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