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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호황기 저물었다…고금리에 M&A 시장 타격 [전환기 맞이한 자본시장 ‘큰손’ 사모펀드(PEF) (1)]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3-08-21 00:00

유동성 특수 종료에 기관 투심 위축
원활한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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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호황기 저물었다…고금리에 M&A 시장 타격 [전환기 맞이한 자본시장 ‘큰손’ 사모펀드(PEF) (1)]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관전용 사모펀드(PEF)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슈퍼 유동성 호(好)시절이 가고 고금리 압박에 직면했다. 대형 운용사(GP)로 기관투자자(LP) 쏠림도 지속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 초읽기에, 일반사모펀드와 경계가 허물어지는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M&A(인수합병) 주요 플레이어인 기관전용 PEF의 현황, 과제, 전망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시기 풀린 유동성 특수 수혜를 입었던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는 급격한 금리인상 시기를 거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기존보다 훌쩍 뛴 고금리에 펀드레이징(자금모집) 환경이 악화되면서 M&A(인수합병) 시장에 타격이 됐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연기금, 공제회 등 LP(Limited Partner,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경험 있는 대형 GP(General Partner, 운용사)에 쏠려 있다.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 부담도 커졌다.

원활한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를 모색하고 재투자까지 이끌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기관전용 PEF, 금리인상이 변곡점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사모펀드) 개수는 1098개, 약정액은 125조3000억원, 이행액은 97조1000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운용 단계별로 보면, 2022년 중 신설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자금모집(출자약정)액은 16조3000억원으로, 글로벌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들었다.

신설 펀드수의 경우 175개로 전년 동기보다 45% 줄었는데, 사모펀드 제도 개편(2021년 10월) 이전 설립수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펀드 유형별로 보면 투자처를 알고 자금을 태우는 프로젝트펀드가 82.3%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블라인드펀드는 17.7%였다.

2022년 중 국내외 594사를 대상으로 36조9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추가 투자 여력을 보여주는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은 2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기관전용 사모펀드 투자회수 규모는 18조1000억원이다. 이는 직전 3년 평균 회수 규모(15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데, 1조원 이상 대규모 회수 건 발생이 반영됐다. M&A 등 최종회수가 70.2%를 차지해 비중이 컸고, 배당 등 중간회수가 29.8%였다.

2022년 중 해산된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127개로 나타났다. 존속기간은 평균 3.9년이었다.

비(非)경영참여형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2022년 말 기준 32개, 약정액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중 23개 펀드가 총 1조원 투자를 집행했는데, 소수지분(38.7%), CB(전환사채) 등 메자닌(16.9%), 기업대출(13.4%), 부동산 및 인프라(11.9%) 등 순으로 투자했다.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경영권 인수 목적의 바이아웃(Buy-out) 펀드뿐만 아니라, CB, BW(신주인수권부사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크레디트펀드, 사모대출펀드(PDF, Private Debt Fund)까지 범위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통화긴축과 금리 상승은 M&A 시장 활기에 제동을 걸었고, 사모펀드 ‘큰 손’ 투자자들의 “호황기가 끝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023년 8월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싱가포르투자청)의 제프리 젠수바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펀드 산업에 순풍을 불게 했던 많은 것들이 끝을 향했고, 그것들이 빠른 시일 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수금융을 통한 M&A 방식 레버리지 바이아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 보험 등 최근 대체투자에 힘을 실었던 기관들이 자본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된 점드 펀드레이징 위축 요소로 꼽힌다.

IPO(기업공개), M&A 등 자본시장 내 투자 회수 활동이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안적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먼저 ‘세컨더리 펀드(Secondary Fund)’가 있다. 기존 PEF가 보유한 구주 지분을 다른 PEF가 직접 인수하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5~10년의 약정기간 이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와 드라이파우더 소진이 필요한 사모펀드 간 이해에 부합해 세컨더리 펀드가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23년 3월 리포트에서 "2023년 PEF 시장은 고금리로 유동성 압박을 받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바이아웃 투자와 LP의 출자금 회수를 위한 세컨더리 펀드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s)’도 주목된다. PEF 만기가 다가올 때 GP가 동일한 자산의 재투자를 위해 신규 펀드를 결성하고 기존 투자자산을 이전하는 전략을 뜻한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투자자산을 회수하는 대신 장기 보유를 통해 차익실현을 유예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호된다"고 제시했다.

보수적 기조의 LP, ‘경력 있는’ 대형GP 찾는다
호황기가 지나고 LP(기관투자자)들이 ‘믿을 만한’ 대형 GP운용사에 몰리는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GP는 415개사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 이 중 출자 약정액 기준 대형 GP(1조원 이상)는 35개사, 중형 GP(1000억~1조원)는 160개사, 소형 GP(1000억원 미만)는 220개사로 집계됐다.

개수는 중소형사 위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체의 8.4%에 그치는 대형 GP가 운용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 규모가 60.4%에 달하고 있다.

‘현금 실탄’을 장착한 대형사 위주로 저평가 우량기업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가장 최근인 2023년 3월 말 기준 금감원의 기관전용 사모펀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신설된 PEF는 36개이고, 신규 출자 약정액은 5조16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펀드 개수는 30% 가량 줄었는데, 금액은 오히려 30% 넘게 늘어난 점에서 ‘빈익빈 부익부’ 경향을 찾을 수 있다.

연기금, 공제회, 국책은행 등 ‘큰 손’들의 출자사업이 사모펀드 시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앵커 출자자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2023년 6월 말 올해 국민연금 국내 사모투자 분야 PEF 위탁운용사에 맥쿼리자산운용, IMM PE,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국내 대체투자 위탁운용사의 각 펀드는 투자 기간 5년, 펀드 만기 10년을 기준으로 운영되며, 총 8000억원 자금이 배정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기관 출자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2023년 1분기 말 기준 대체투자 사모투자가 62조7000억원 규모로 전체 대체투자 자산 대비 4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2023년 9월 말까지 정책지원펀드 위탁운용사 9곳 선정을 예정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3000억원 마중물로 세컨더리, M&A, 글로벌선도 분야에서 1조원 규모 정책지원펀드 조성에 나선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대형, 중형, 루키로 나눠 총 출자규모 3000억원으로 PEF 블라인드 펀드위탁운용사 7곳을 9월말까지 최종 선정한다.

사학연금도 총 4000억 원 규모 국내 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2023년 9월 말 평가 결과 상위 4곳을 최종 선정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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