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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철근 빠진 무량판 주차장…전문가 "책임 감리·설계사 이름 공개해야"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01 17:14

▲ 건설현장./사진제공=픽사베이

▲ 건설현장./사진제공=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설계가 변경되면 변경 되는대로 진행한 것뿐, 잘못은 설계자가 해놓고 왜 시공사와 연대책임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1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지하주차장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채 시공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가 공개했다. 또 LH 아파트 명단과 함께 시공사, 감리 담당사를 공개했다.

국토부는 올해 4월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인천 검단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철근(전단보강근) 누락으로 붕괴사고가 발생하자 같은 공법으로 지어지고 있는 LH 발주 아파트 91개 단지의 전수 조사한 바 있다.

무량판 구조는 수평으로 무게를 지탱하는 보를 사용하지 않고 수직으로 세운 기둥이 넓은 슬래브(지붕층)를 받쳐주는 기법이다. 기둥 여러 개와 벽체로 천장을 받치는 라멘 구조에 견줘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고, 그만큼 철근과 콘크리트를 덜 사용해 건축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넓은 공간 확보가 필수인 지하주차장을 지을 때 이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

LH도 사업비 절감(연간 750여억원)을 위해 2017년부터 아파트 주차장을 지을 땐 이 공법을 도입했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으로만 슬래브를 지탱하는 만큼 기둥에 전단보강근이라는 철근 부품을 추가해야 한다. 기존 가로·세로로 엮여 있는 철근을 감아 지탱력을 키워 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이 철근이 설치되지 않으면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파주 운정과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음성 금석(A2 임대), 공주 월송(A4 임대) 등 5곳은 주민들이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다. 수서역세권(A-3BL 분양)과 수원 당수(A3 분양), 오산 세교2(A6 임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 등 4곳은 현재 입주 중인 단지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단지는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산 사송(A-2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 ▲광주 선운2(A2 임대) ▲양산 사송(A-8BL 임대) ▲인천 가정2(A-1BL 임대) 등 6곳이다.

다만 업계에선 해당 단지가 문제점이 시공오류인지, 설계오류인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발표되면서 연대책임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언컨대 단 한가지도 마음대로 조정한 적이 없다. 이 의미는 설계도면에서 오류가 있다는 의미인데, 설계오류인지 시공오류인지 밝히지도 않고 무조건 연대책임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적어도 정부가 발표하는 거라면 정확한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시시비비를 따져봐야하는게 옳았다”고 비난했다.

정확히 책임주체를 정하지도 못하고 무작정 발표만 함으로써 건설사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을 척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설계·시공·감리·LH 담당자에게 어떤 책임이 있고,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내부적으로 정밀 조사해 인사 조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까지 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관련해 또 다른 건설 관계자도 “국토부는 무조건적인 연대책임을 강조하며 건설분야 이권 카르텔을 없애겠다고 하면서 건설업계 누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표에 거론된 건설사들 중 억울한 건설사가 분명히 있다. (우리 회사도)설계대로 진행했던 점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국토부를 대상으로 어떻게 대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설계의 재하도급 단계에서 무량판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부실시공으로 파생됐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선 발주사, 시공사 뿐만 아닌 책임 감리·설계사 이름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문제는 발주처부터 시공사까지 이어지는 구조상의 문제로, 통상 LH가 설계 업무를 건축사사무소에 맡기면 건축구조기술사에게 하도급된다”며 “이번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단계로 설계, 시공, 감리, 발주사 등이 있지만 누구도 확인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어 “무량판 구조가 2017년부터 갑작스럽게 유행하면서,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건 단지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LH의 잘못을 인정하고 시공사의 잘못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적어도 시공 책임 감리·설계사도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 이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림으로써 두 번 다시 이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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