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두산에너빌리티는 아시아, 유럽 등에서 수요예측을 마치고 3년 만기 3억 달러 규모 유로본드(RegS) 형식 그린본드 발행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 지급보증으로 발행한 이번 채권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Aa2 등급을 부여받았다. 당초 두산에너빌리티 최초 제시 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동일 만기 미 국채금리에 135bp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IPG기준 최대 23억 달러(배수 7.7배)의 풍부한 투자수요 등을 바탕으로 스프레드를 37bp 끌어내렸다.
최종 투자자 유효수요는 9.9억 달러로 발행 규모의 3.3배 수준이다. 투자자 유형은 아시아와 유럽 등 공공기관, 중앙은행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최종 쿠폰금리는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회사채 민평금리 대비 158bp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재생에너지, 폐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전액 사용한다. 우선 주목받는 분야는 풍력 에너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국에 약 100개, 340MW 규모 풍력 발전기를 공급했다. 2005년부터 풍력 발전기 개발을 시작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초대형 풍력발전 모델 시제품을 출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수소 또한 두산에너빌리티 친환경 사업의 핵심이다. 독보적인 수소 발전 기술 확보와 연계한 청정 수소 공급 솔루션 제공을 추진한다. 그린·원자력·블루수소 3개를 축으로 수소를 생산,수소 가스터빈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해당 연구와 함께 오는 2027년 수소 터빈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이달 상업운전이 예고된 김포열병합 가스터빈 성과를 토대로 내년 대형 수소 가스터빈 수주를 기대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대형 모델을 마지막으로 전 모델을 수소 터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저탄소기술’이라는 지속가능가치를 더욱 발전시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일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목받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전) 또한 이번 그린본드 발행과 연관 있다. SMR 등 원자력 수소 개발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뛰어들었기 때문.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3월까지 수출형 대용량 청정 수소 생산·저장 설계·인하가 연구를 추진한다. 해당 연구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수소 개념 정립과 실증을 진행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일명 ‘핑크수소’ 생산 또한 논의되고 있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등을 활용해 고온수전해 기술을 확보, 수소 생산 방법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넘어 관련 사업에 대한 본격 투자 및 실행을 선도하고 있다”며 “수소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원자력·그린수소 생산에 집중하고 수소 터빈을 활용한 실증을 통해 공급망을 확보해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 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미국 뉴스케일파워, 한국수출입은행 등 SMR 기술 보유 업체, 금융기관과 MOU를 맺고 기술, 금융,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글로벌 시장 공략 발판을 단단하게 구축했다. /사진제공=두산에너빌리티.
이미지 확대보기한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올 상반기 ‘글로벌 SMR 파운더리’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 존 홉킨스 미국 뉴스케일파워 CEO와 SMR 관련 MOU 체결과 후속조치 등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지원 회장은 “원전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 경쟁력 있는 국내 협력사들 역량을 바탕으로 SMR 개발 업체들과 다각도로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SMR 파운드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