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보험연구원은 이같이 발표하며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진료비 가운데 한방진료 규모는 1조4636억원으로 의과(1조506억원)를 상회 중이라고 밝혔다. 한의원‧한방병원 세트청구는 침술‧구술‧부항‧첩약‧약침‧추나요법 등 다수의 처치가 내원 환자에게 동시에 시행되는 것을 뜻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상해급수 기준 12~14급 등 경상급의 한방병원 세트청구 비율은 2017년 55.2%에서 지난해 82.4%로 높아졌다. 한의원의 경우 동기간 53.4%에서 73.1%로 치솟았다. 특히 9~11급은 중상해로 분류되지만, 세트청구 비율은 한방병원‧한의원에서 모두 12~14급보다 낮았다.
문제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명세서 자료에서 추출한 세트청구 비율을 한방진료비에 적용하면 전체 한방진료비의 절반 이상을 세트청구가 차지했다. 12~14급의 세트청구 한방 진료비는 2017년 1926억원에서 지난해 7440억원으로 연평균 31% 증가했다.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 포함된 9급에서 뇌진탕이 포함된 11급까지 세트청구 확대로 진료비가 급격히 불어났다.
보험연구원은 한방진료비 세트청구 증가 원인으로 제한적인 세트청구 심사기준, 한방병원 증가 등 공급자 유인효과를 꼽았다.
한방진료 심사지침은 각 진료나 처치에 대해 시행 횟수, 상병, 부위 등이다. 또 양‧한방 협진에 중복진료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방진료 수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도 진료수가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아 세트청구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의원은 1만4111개에서 1만4549개로 증가했으며 한방병원은 312개에서 546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한방병원 환자 수는 2019년 79만명에서 2020년 75만8000명으로 감소했으며 한방병원 1곳당 진료비는 2020년 11억8300만원에서 2021년 10억9500만원으로 7.4% 축소됐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트청구와 같은 복수진료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들의 불만 제기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를 관리할 수 있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