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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뱅크런, 디지털화로 빨라지고 그림자뱅킹으로 복잡해져"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3-06-23 20:59

자본시장연구원-증권학회, 23일 정책심포지엄 개최
'美 부채한도 위기·뱅크런 사태 인한 자본시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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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는 23일 오후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美 부채 한도위기와 뱅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3.06.23)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는 23일 오후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美 부채 한도위기와 뱅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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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에 나타난 특징을 바탕으로 현대의 뱅크런(Bank run, 대규모 인출사태)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과거 대비 훨씬 빠르고, 그림자뱅킹(Shadow banking) 등장으로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어준경 연세대학교 교수는 23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과 한국증권학회(회장 신현한) 개최로 열린 '美 부채 한도위기와 뱅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 정책심포지엄에서 'Shadow 뱅킹 시장에서의 발생할 수 있는 뱅크런에 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SVB 파산의 특징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 매우 빠르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점, 비보증 예금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꼽았다.

어 교수는 "비보증 펀딩 채널의 큰 부분은 그림자 뱅킹에 의존하며, 레포(repo) 시장은 그림자 뱅킹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SVB 사례를 생각해볼 때 레포 파이낸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예금보험에 커버되지 않는 단기 펀딩(uninsured liability)의 대표적인 채널인 RP(repurchase agreement)를 가지고 담보물의 성격과 채권자의 인센티브에 따라 뱅크런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 교수는 2023년 논문에서 레포 펀딩에 의존했던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하기 직전 레포 채권자들의 행태가 어땠는 지 분석했는데, 부정적인 뉴스가 점차 누적되면서 임계점을 넘어가는 순간 전형적인 뱅크런이 촉발되며 궁극적으로 이 기관이 파산하게 되지만, 그전까지 신용공여가 더 많이 이루졌다는 것을 보였다고 제시했다. 채권자들의 협동적인 구제 노력은 레포 펀딩에 사용한 담보물로 설명될 수 있는데, 채무자가 파산을 하게 되면 레포 채권자들은 담보물을 시장에서 처분하여 스스로 변제하여야 하고 이 담보물을 어떻게 처분하여야 하는지 잘 모르는 채권자들은 채무자가 파산하지 않기를 바라는 인센티브를 공유한다고 했다.

어 교수는 "현대의 뱅크런은 과거와 비교하여 훨씬 빠르고 또 그림자 뱅킹의 등장으로 인해 매우 복잡한 메카니즘을 따르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림자 뱅킹의 의존도가 작지 않고 소셜미디어의 사용 비중이 높고 또 모바일 뱅킹이 훨씬 일반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은행 시스템에서 충분한 정책적 함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동범 서울대학교 교수는 '은행 위기 및 부채 한도 사태와 인플레이션'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초저금리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판단됐다는 점을 짚었다. 국채 발행액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이자율로 인해 정부 부채의 증가가 거시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에 대응해 적극적 재정 개입으로 인해 정부부문의 부채가 크게 증가하였고, 선진국의 경우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를 통해 이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양적완화는 은행 섹터의 (잉여) 예금 및 장기 국채 보유를 증가시킨다고 짚었다.

최 교수는 "예기치 못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되며 은행들은 장기 국채 보유 포지션에서 implied loss(암묵적 손실)가 생기고 이것이 예금의 유출과 연관되어 은행위기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국채 발행은 연방 정부의 과잉 부채 및 재정 적자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켰다고 짚었다. 최 교수는 "얼마 전의 부채 상환 한도와 연관된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초저금리하에서 단기로 발행한 국채의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면서 재정 부담 가중 및 자금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제시했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융불안이 통화정책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올해 3월 미국 중소은행 파산사태가 조기에 진정되기는 했지만 미국 금융시장에는 추가 불안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짚었다.

장 연구위원은 "SVB 파산 직후, 미국 정책 당국이 신속하게 유동성 공급 및 예금자 보호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시장은 일단 안정화됐지만, 은행권에 상당한 규모의 평가손익이 누적되어 있고, 비부보 예금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증가하여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불안 위험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장 연구위원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추세적 수요 감소와 신용관리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경기둔화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리스크가 표면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실증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불안 발생 때 통화정책적 대응이 따랐지만 우리나라 CP(기업어음)·콜 및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오래 지속됐다고 했다.

장 연구위원은 "중소은행 파산사태는 충격의 강도가 크지 않았으며, 현상 유지시 연준이 금융상황을 이유로 금리인하 시기를 연내로 앞당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은행과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 추가 불안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융불안은 특히 국내 회사채와 CP 시장의 장기부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미시적인 정책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토론은 엄영호 연세대학교 교수 사회로 박상철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채권운용 팀장, 이준효 PAG 상무이사, 장재철 KB금융그룹 자본시장본부장, 정대진 미래에셋자산운용 AI 퀀트운용본부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과거 저금리 시대와 다른 상황에서 연준(Fed)의 금리 결정이 시장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이번 미국의 뱅크런 사태, 부채한도 위기는 금리가 올라가는 정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과거와 다른 측면이라서, 시장 참가자들이 포지션을 잡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미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높이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낮춘 상황에서, 폭은 차이가 있지만 오는 7월 연준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영상 축사에서 "SVB 파산사례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 뱅크런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한 업권의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이되고 증폭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위험요인을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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