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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말의 자리와 자릿값

송미진

기사입력 : 2023-05-03 08:00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에는 자리와 자릿값이 있다. 같은 숫자라도 어느 '자리'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숫자의 값이 달라지고, 그 수의 위치에 따라 부여한 값인 ‘자릿값’이 정해진다. 어떤 진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의 자릿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나 글도 어느 자리에 놓이느냐에 따라 자릿값이 달라진다.

말의 자리와 자릿값을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맞춘 전략을 세워야 한다. 패션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TPO 전략처럼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아야 한다는 소리다. 너무도 당연한 말을 하기 전,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자.

첫째, ‘내가 바라보는 나’와 ‘상대가 바라보는 나’는 누구인가?
둘째, 둘 사이에 차이가 있는가?
셋째, 그 차이를 고려하며 나의 스피치 스타일을 정한다면 무엇이 될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의미를 찾지 않으면 결코 오래, 즐겁게 할 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나의 생각, 감정, 갈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뱉은 말과 글은 공허하다. 핵심 없이 겉도는 말과 글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때로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묻지 않는다. 아니, 묻지 못하고 있다. 의미는커녕, 그저 눈앞에 놓인 현안을 열심히 처리하며 끝없이 달려야 하는 일상이 현실이다.

구성원들을 상대로 많은 말들을 쏟아내지만, 제대로 된 자리와 자릿값을 갖지 못한다. 그러니 많은 리더들이 말을 하면 할수록 더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말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표출하지도 못하니 무언가 찜찜함이 늘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J 사의 S 본부장은 하이퍼포머다. 독보적인 성과를 내며 동기들보다 훨씬 빨리 승진하면서 조직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며 구성원 육성에 힘써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음은 물론이다.

면담이나 회의 상황에서 스피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불편감이 올라온다고 토로한다. 성취에 대한 욕구가 큰 데다 전략과 행동력을 겸비한 S 본부장은 한마디로 ‘일이 제일 쉬운’ 사람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평균적인 혹은 그에 못 미치는 퍼포먼스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그냥 바로 하면 될 것을 왜 그리 빙빙 돌며 헤매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그녀는 제일 답답한 것이 구성원들의 업무 처리 속도라고 했다.

물론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직접적으로 질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최대한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 노력은 구성원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소통 리더십 코칭을 진행하며 불편한 감정을 직면하게 된 S 본부장에게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구성원들을 잘 이끌어 원팀의 성과를 내는 리더가 되는 것이죠.”

나의 갈망을 제대로 찾으면 순간순간 올라오는 여러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다.
“원팀의 성과를 내는 리더에게 걸맞은 스피치 스타일은 어떤 것일까요? 동물로 은유해 본다면?”이라는 나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금까지는 사자 같은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먹이도 잘 가져다주고 적에게서 보호도 해주지만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고 혼자 언덕 위에 올라가서 외롭다고 포효하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앞으로는 무리와 함께 어울리는 코끼리 같은 따뜻하고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포워드’ 하라

리더십과 코칭 전문가 마셜 골드스미스 박사는 이미 끝난 실패에 대해 피드백(FeedBack) 하기보다는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의 변화와 실행에 대해 피드포워드(FeedFoward) 하라고 말한다.

‘코끼리 같은 든든하고 따뜻한 존재’라는 스피치 스타일을 찾은 S 본부장에게 구성원들로부터 피드포워드를 먼저 받아볼 것을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집중할 수 있고, 구성원들은 리더가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 본부장을 위해 마셜 골드스미스 박사가 조직 인식의 향상 툴로 제안한 7단계 피드포워드 리액션을 소개한다. 7단계까지 있어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나의 행동에 대해 상대가 느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춰야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S 본부장뿐 아니라 자신의 진정성을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는 많은 리더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특히 리더십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면 꼭 활용하길 바란다.

1단계 요청하기(Ask): 리더가 솔직하게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이해당사자에게 자신의 특정 행동을 어떻게 느끼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강압적이지 않은 솔직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상대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2단계 무조건 듣기(Listen): 리더의 행동에 대한 상대의 리액션을 잘 듣는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리액션을 받는다고 해도 무조건 존중하면서 듣는다.

3단계 고마움을 표시하기(Thank): 상대가 솔직하게 리액션 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다. 내가 원하는 혹은 원하지 않는 리액션 모두에 대해 고마움을 말한다.

4단계 생각하기(Think): 상대의 리액션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 고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통해 개선할 것들을 선택한다.

5단계 개선 계획 수립하기(Respond): 자신의 강점과 개선할 부분을 파악하고 변화할 계획을 세워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6단계 실행하기(Change): 실제 계획을 실행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개선해 나간다.

7단계 반영하기(Replect): 일정 주기마다 구성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지속적으로 반영한다.

S 본부장이 7단계 피드포워드 리액션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알려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코끼리 같은 든든하고 따뜻한 존재’가 되고 싶은 그녀의 스피치는 머지 않아 제대로 된 자리와 자릿값을 갖게 될 것이다.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송미진 is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단행본 전문 기획자이자 맥락과 로직으로 콘셉트를 정리해 인생의 한마디를 찾게 도와주는 북코칭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단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팔리는 상품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경험으로 리더들의 강력한 스피치를 돕고 있다.

송미진(쏭북스 대표, 북코칭,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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