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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스피치는 말하기가 아니다

송미진

기사입력 : 2023-04-19 06:00 최종수정 : 2023-04-19 06:52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연구원 출신으로 임원이 된 K 그룹의 A 부사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부사장 레벨로 올라가니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 그대로 좋은 말씀 한마디를 말하고 또 써야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말하기나 글쓰기 모두 영 자신이 없다.

1대 1 면담이나 7-8명 규모의 회의 정도는 그럭저럭해볼 만하다 싶지만 타운 홀 미팅처럼 여러 직급의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이 크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진심이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A부사장은 스피치 전문 교육을 통해 도움을 받기로 했다. 명확하게 전달되는 정확한 발음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바뀌도록 도움을 준다는 보이스 코칭도 받고, 이미지메이킹 전문가에게 태도, 눈빛, 제스처 등에 대해서도 교육받았다.

교육을 받고 나니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설 때, 예전보다 훨씬 자신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하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핵심과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여전하다. 제대로 이해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를 구성원들의 반응을 보면 조급함이 올라와 무언가 더 설명하게 되고, 그럴수록 핵심에서 멀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스피치는 말하기가 아니다

A 부사장의 진심은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까?

사전적 의미로 스피치는 ‘모여 있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 등을 말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스피치는 말하기가 아니다. 스피치는 메시지다. 그리고 모든 메시지는 한마디로 정의될 수 있어야 한다.

A 부사장이 스피치를 말하기가 아닌 메시지라고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자신감 있는 목소리, 자세, 표정, 태도 등은 좋은 스피치의 한 요소일 뿐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대상에게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지, 앞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하나의 메시지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스피치의 목적은 나의 의도, 즉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핵심 있는 메시지가 없는 스피치는 아무리 세련된 매너와 태도, 부드럽고 정확한 목소리로 포장되어 있어도 공허하다.

"리더의 선택, 결정, 규칙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라는 말이 있다.

리더가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한 후 그것이 조직에 적용되는 규칙이 구성원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로 전달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리더의 생각과 방향성이 명확한 콘셉트 아래 하나의 메시지로 표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스피치는 말하기가 아니다

리더의 생각과 방향성은 스피치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지만,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스피치를 매우 어려워한다. 더 정확하게는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명확하지 않으니 자꾸 바뀌는 콘셉트가 스피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명확한 콘셉트가 없다는 말은 자신의 의도가 하나의 메시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그러니 쓸데없이 설명이 길어진다. 거기에 상대를 배려한다는 좋은 마음까지 더해지면 순식간에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한다. 이 말 저 말 말만 많아지고 메시지는 흐려진 탓이다.

듣는 이들은 어떤 이야기인지 명확한 의도를 알기 어려우니 답답하고, 리더는 리더대로 갑갑하다. 말을 하면 할수록 오해가 쌓이기 쉽다.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A 부사장 같은 리더라면 자신의 스피치를 먼저 점검해 보자. 먼저 스피치의 콘셉트를 잘 잡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누구건, 어떤 상황에 놓이건 흔들리거나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30여 년 동안 하나의 아이디어를 한 권의 팔리는 책으로 만들기 위한 강력한 콘셉트를 고민하며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낸 경험으로 볼 때 스피치 콘셉트 역시 출판 기획과 다르지 않다.

스피치를 하는 리더를 저자라고 생각해 보자. 먼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아야 한다. 어떤 강점과 약점을 지녔는지, 어떤 관계성 아래 놓여있는지에 따라 포지셔닝 전략이 달라진다. 리더가 자신의 포지셔닝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따라 메시지가 강력한 힘을 얻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다음은 독자, 스피치를 들을 대상이다. 나의 메시지가 강력해지기 위해서는 ‘나 중심’이 아닌 ‘상대방 중심’ 대화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이 이야기가 왜, 얼마나, 어떻게 효용성이 있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신의 포지셔닝을 파악하고 상대방 중심의 대화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명확한 콘셉트를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두 가지를 잘 정리해 콘셉트를 확정했다면, 그다음은 내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로 만들어야 한다.

리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향성 아래 어떻게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문화가 달라진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 조직문화는 성괴를 견인한다. 그러니 리더의 생각과 방향성은 스피치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전달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리더의 스피치는 말하기가 아니다. 단순한 말하기가 아니라 명확한 콘셉트 아래 만들어진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이다.

스피치를 고민한다면 먼저 스스로 묻자.

“나는 누구인가?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 왜 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

강력한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콘셉트(Concept)를 잡는 사람. 리더라면 바로 이 콘셉추얼라이저(Conceptualizer)가 되어야 한다.

콘셉추얼라이저의 스피치는 강력한 한마디다. 이 강력한 한마디가 구성원의 마음을 연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송미진 is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단행본 전문 기획자이자 맥락과 로직으로 콘셉트를 정리해 인생의 한마디를 찾게 도와주는 북코칭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단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팔리는 상품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경험으로 리더들의 강력한 스피치를 돕고 있다.

송미진(쏭북스 대표, 북코칭,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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