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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술’ 마시고 ‘제로 식품’ 먹은 나, 건강하겠지?

홍지인 기자

helena@

기사입력 : 2023-04-10 00:00

건강 트렌드 맞춰 주류·식품에 ‘제로’ 쏟아져
"제로도 위험" vs "과다 섭취 피하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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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바야흐로 제로의 시대다. 유행이 빠른 식품업계에서 지난 몇 년 간 줄기차게 이어온 대표 트렌드를 꼽자면 단연 ‘제로’다.

똑똑한 소비를 추구하는 한국인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헬시 플레저(Healthy+Pleasure)’ 트렌드에 힘입어 더 많은 제로 상품들을 찾고 있다. 이에 ‘제로슈머(zero+consume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제로’ 트렌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이런 소비자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더 다양한 ‘제로’ 상품들을 고민하고 선보이고 있다.

제로 슈거
식품업계 제로 열풍에서 단연 최고·최다 인기는 ‘제로 슈거’다. 제로 슈거 제품은 설탕이 아닌 감미료를 첨가해 맛을 내므로 혈당과 칼로리 걱정을 덜어준다.

맛도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보니 음료를 고를 때 무가당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고유의 맛과 향은 그대로 즐기면서 몸까지 챙기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특유의 끝맛이 싫다’ ‘밍밍하다’ 등 이유로 제로 슈거 음료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지만 많은 브랜드가 기존 제품의 맛을 최대한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맛에 큰 차이는 없게 됐다. 이에 제로 슈거 음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 ‘제로 슈거’ 상품은 탄산음료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코카콜라 제로를 출시하며 국내 제로 칼로리 음료 시장을 이끌어왔다.

콜라 특유의 짜릿함을 부담 없이 맛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오랜 시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코카콜라는 '닥터페퍼 제로 슈거' ‘환타 제로 포도향’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기존 제품을 제로 칼로리로 탈바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 슈거를 시작으로 탐스 제로, 핫식스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 중이다.

2010년 출시된 동아오츠카 제로칼로리 사이다 ‘나랑드 사이다’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칼로리, 색소, 설탕, 보존료가 없는 ‘4제로(zero)’를 내세웠다.

1982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추억의 음료 ‘맥콜’은 ‘맥콜 제로’로 재탄생했다. 보리추출액 10%, 비타민 3종을 넣어 기존 음료의 구수한 보리 맛과 영양은 유지하되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당과 칼로리를 모두 낮췄다.

탄산 음료 외에 음료들의 제로 버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 '실론티 제로', 광동제약 ‘비타500 제로(ZERO)’ 등이 있다.

‘비타500 제로’는 당류와 칼로리 함량을 ‘0’으로 설계한 제품이다. 기존 ‘비타500’에 함유된 비타민C(500mg)와 상큼함은 유지하고 건강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C를 가득 채운 제로’라는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소주업계도 ‘제로 슈거’ 열풍이 한창이다. 시작은 ‘처음처럼 새로’가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가 선보인 새로는 기존 소주 제품과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무가당)’ 소주다.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칼로리도 약 25% 낮춰 칼로리까지 꼼꼼히 따져 소비하는 MZ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 인기에 하이트진로도 진로를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했다. ‘제로 슈거’ 콘셉트 리뉴얼 제품은 당류를 사용하지 않고 하이트진로의 98년 양조기술로 진로 본연의 맛을 유지했다. 또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알코올 도수를 16도로 낮춰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한층 강화했다.

맥키스컴퍼니 ‘선양’은 제로 슈거 트렌드를 반영한 ‘국내 최저 칼로리’ 소주다. 쌀과 보리의 증류원액을 블렌딩해 소주맛의 풍미를 높이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산소숙성촉진공법을 적용해 부드러우면서도 소주 본연의 깔끔한 맛을 살렸다.

무학은 과당을 넣지 않은 '좋은데이'를 선보였으며, 대선주조도 과당과 소금, 아미노산을 빼고 제품 전면에 '과당 0%, 슈가프리 내일을 가볍게'라는 문구를 더한 소주 제품 '대선'을 전면 리뉴얼해 출시했다.

제로 슈거 맥주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저칼로리 무당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선보였다. 칼로리는 기존 클라우드 오리지널 500mL 대비 60% 낮은 99kcal이며 올 몰트(All Malt)로 맥주 고유의 풍부한 맛은 그대로 살렸다.

달콤함이 상징인 디저트에서도 제로 제품이 있다. 롯데웰푸드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가 그 주인공이다. ‘제로(ZERO)’ 제품은 과자류인 ‘제로 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와 빙과류인 ‘제로 아이스콜라’ ‘제로 아이스초코바’ 초기 5종 제품을 시작으로 초콜릿, 캔디 등으로 제품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로 후르츠젤리‘와 ‘제로 아이스콜라’는 칼로리가 일반 제품에 비해 각각 25%, 30% 가량 더 적다”며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제로’를 개발하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1년여 연구 기간을 두는 등 공을 들여 브랜드를 론칭했다. 대체감미료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설탕 제품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수천 번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제로 칼로리
다이어터에게 최고인 ‘제로 칼로리’ 식품도 다양하다. 코카콜라 스포츠음료 브랜드 ‘파워에이드’는 ‘파워에이드 제로’를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칼로리를 낮춰 운동 중 손실되기 쉬운 수분을 칼로리 부담 없이 보충할 수 있다.

빙그레는 제로 칼로리 에너지 드링크 ‘슈퍼부스트’를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0kcal로 설계해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도 칼로리 걱정 없이 가볍게 섭취할 수 있다”며 “여기에 정상적 면역 기능에 필요한 아연이 8.5mg 함유되어 있어 한 병으로 에너지 부스팅과 동시에 1일 아연 영양성분 기준치를 100% 충족시킬 수 있다. 과라나 열매에서 추출한 카페인을 함유한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제로 칼로리 음료계 끝판왕’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던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제로’도 있다. 밀키스 제로는 지난 1989년 출시된 밀키스 신제품으로 34년 만에 제로 칼로리 유성탄산음료로 등장했다.

칼로리 부담 없이 밀키스 고유의 부드러운 우유 풍미와 탄산의 청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동원F&B는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티의 칼로리와 당 함량이 높아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획됐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보다 건강하게 주류를 섭취할 수 있도록 무칼로리 칵테일 믹서 ‘진로토닉제로’를 선보였다. 저칼로리, 저도수 주류 선호 트렌드에 맞춰 국내 최초 무칼로리 토닉워터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진로토닉워터의 45년 레시피 기술력으로 고유의 맛과 향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제로 수준까지 낮췄다.

제로 알코올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늘어남에 따라 제로 알코올 주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전 세계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23%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 제품과 논알코올 제품은 주류로 구분되지 않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로 맥주는 맥주 맛을 즐기고 싶지만 알코올에 취약한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이하다. 알코올 음용이 부담스러운 여러 상황에서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알코올 음료는 알코올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 제품과 알코올 함량 1% 미만인 논알코올 제품으로 분류되며, 통상적으로 모두 무알코올이라 불린다.

제로 맥주로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칭따오’ 논알콜 맥주와 ‘하이네켄’ 논알콜 맥주가 있다. ‘호가든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등도 인기다.

호가든 제로는 논알코올 음료지만 호가든 밀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버드와이저 제로는 버드와이저와 동일한 원료와 발효 과정으로 제조해 맥주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브랜드로는 하이트진로음료 무알코올, 무당류, 무칼로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가 있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중 최초로 올프리 콘셉트를 채택, 알코올뿐만 아니라 칼로리, 당류까지 제로화한 제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고 있는 대체당 사용 제로 탄산음료와 달리 설탕과 대체당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라는 점에서 건강한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를 찾는 소비자들 선택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는 계속 된다
제로 슈거, 칼로리 외에도 다양한 ‘제로 상품이 있다. 풀무원다논 ‘액티비아 오트요거트’는 콜레스테롤 제로 식품이다. 귀리로 만들어 콜레스테롤 0%에 프로바이오틱스와 식이섬유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액티비아UP’은 지방 ‘제로’를 선언했다. 지방 0% 드링킹 요거트로 요거트임에도 불구하고 210mL가 99kcal에 불과해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글루텐 프리 수요에 발맞춰 글루텐·탄수화물 ‘제로’ 식품들도 있다. 샘표 관계자는 “밀가루를 넎지 않고 만든 ‘현미쌀소면’이 대표적으로, 2012년 출시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일반 밀소면을 활용하는 다양한 면요리를 글루텐 프리로 건강하게 즐기기 좋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 ‘두부면’은 탄수화물 제로 식품이다. 한국인 식습관에서 큰 문제로 지적받는 탄수화물 과잉 섭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단 조절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요리 소재 두부면으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을 보충하는 면 요리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제로’ 제품 건강에 진짜 좋을까?
이처럼 제로 열풍이 커지고 있는데 정마로 이런 식품이 건강에 좋은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제로 열풍을 이끈 ‘제로 슈거’는 말 그대로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이다. 설탕을 넣지 않으면서도 단맛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이런 대체 감미료들은 설탕 못지 않거나 더 강한 단맛을 갖고 있다.

대체 감미료는 천연원료로 제조된 ‘천연 감미료’와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든 ‘인공 감미료’로 나뉜다. 대표적 천연감미료는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스테비아 등이 꼽히며 인공감미료는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등이 있다. 각 감미료별로 단맛을 내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식품업계에선 여러 감미료들을 조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대체 감미료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소 부정적이다.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소(INSERM) 연구팀에 따르면 설탕 대체제를 섭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스파탐은 뇌혈관질환을, 아세설팜칼륨과 스크랄로스는 관상동맥심장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미국 유명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기재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체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심장 부작용과 혈액 응고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스라엘 와이즈연구소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나친 인공감미료 섭취는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적절한 섭취만 이뤄진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식품업계가 사용하는 대부분 대체 감미료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 세계 식품관리기구들로부터 급성 독성 또는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권고 용량 이상 섭취하지 않으면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실제 대체 감미료 관련 발표된 논문들을 보면, 일반 소비자들이 섭취하지 않는 다량의 감미료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인과관계를 아직 확실히 입증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 스스로 과다 섭취를 피하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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