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주식 등에서 수익을 거둔 부자는 17%인 반면 거주용 부동산과 거주용 외 부동산에서 투자 수익을 낸 부자는 각각 42.5%와 34%에 달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2020년(39만3000명) 대비 8.0% 늘었다. 부자 수 증가 폭은 1년 전(10.9%)에 비해 줄었는데,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한국 부자를 자산 규모별로 나눠보면 90.7%(38만5000명)가 ‘10억원∼100억원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에 해당했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300억원미만’인 ‘고자산가’는, 7.3%(3만1000명),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0%(8600명)였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10.1% 늘어 2020년 증가율(21.6%)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총 2361조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2020년(18.6%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시장의 유동성 증가로 인한 자산가격 급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예·적금 등 금융자산을 늘렸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산 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다.
올해 기준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56.5%, 금융자산 38.5%로 구성돼 있었다. 2021년 자산 구성비(부동산 58.2%·금융 36.3%)와 비교하면 부동산 비중이 줄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증가하다 올해 들어 소폭 감소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컸다. 이어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냉각,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 비중을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늘렸고 거주용 부동산과 주식·리츠·ETF, 보험은 각각 1.6%포인트, 0.9%포인트, 0.5%포인트 줄였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부자들에게 최고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나타났다. 올해 거주용 부동산 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42.5%로 지난해(41.3%)에 비해 소폭 증가한 반면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1.5%에 그쳤다. 거주용 외 부동산 투자에서도 ‘수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부자는 34.0%,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1.5% 수준이었다.
부자들의 올해 투자 성과는 수익 발생 비율이 17.0%로 2021년(42.0%)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손실 발생 비율은 5.8%에서 18.8%로 급등했다. 금융투자 상품별로 나눠보면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품은 ‘주식’(22.3%)과 ‘펀드’ (12.3%), ‘만기환급형 보험’(11.8%)의 순이었다.
주식의 경우 22.3%가 수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나 손실을 경험한 경우는 37.0%로 14.7%포인트 높았다. 펀드도 손실 경험 비율(19.0%)이 수익 경험 비율(12.3%)보다 6.7%포인트 많았다. 채권이나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에서는 수익 경험 비율이 손실보다 각각 3.2%포인트, 8.0%포인트 높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