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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손태승의 고민…우리금융 이사회, 라임 대응 어떤 선택 내릴까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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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11-25 16:19 최종수정 : 2022-11-25 16:32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 중징계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손 회장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손 회장은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다양한 안을 두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사회 의중이 손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를 핵심 키로 작용하는 만큼 이사회와 손 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오후 정기 이사회를 열어 경영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손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관련 내용이 안건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사외이사가 모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손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듣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손 회장과 비상임이사인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과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 24일 열린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관련 사안을 공유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자추위는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추천 절차를 진행하려는 자리였지만, 손 회장의 징계안과 관련해 제재가 확정됐을 경우 은행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당국의 논리와 우리금융 측 주장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만간 구체적인 대응 계획도 논의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를 선정한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말에서 내년 1월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회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정관상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임추위에서 후보자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후보를 확정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관련 우리은행 검사 결과 발견된 위법 사항에 대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금융위의 중징계 확정 이후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때처럼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금감원은 2020년 1월 손 회장에 대해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손 회장은 같은해 3월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고, 연임(임기 3년)에 성공했다.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에 이어 2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손 회장은 가처분 신청과 본안인 행정소송 제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사내 법무실과 김앤장 등 외부 자문 인력과 함께 다양한 소송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인용하게 되면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일시 중지되고 이 기간에 연임에 성공할 경우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손 회장은 DLF 때와 달리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건너뛰고 우선 징계 취소 행정소송에 나서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징계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 금융위에 맞서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데다 조직 불확실성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송 자체를 포기하기에는 명예와 실리를 둘 다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인 시비는 다퉈볼 필요가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손 회장이 소송을 포기하고 라임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DLF 소송 당위성마저 떨어트리면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정소송 전문인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라임 사태 소송을 하지 않으면 향후 DLF와 내부통제 등과 관련한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DLF뿐 아니라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타 금융사와 구상권 청구 소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손 회장이 쉽게 소송을 포기하기는 어려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이 여러 법률 자문을 받으면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DLF 관련 실리와 조직에 미칠 손실뿐 아니라 우리금융 CEO로서의 명예 회복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우리금융 내부에선 소송을 적극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손 회장의 연임에 대한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기류가 신중론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사 글로벌 사업 담당 은행 임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소송(DLF 소송) 시절과 달리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라며 “아마도 당사자(손 회장)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징계 취소소송을 자제하라는 경고성 발언인 동시에 금융당국이 손 회장의 연임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원장은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제기 기한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인 만큼 손 회장이 내년 초까지 충분한 논의와 숙고를 거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노성태 우리금융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 손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심사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손 회장이 소송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는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무리한 제재라는 의견과 연이은 징계와 소송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함께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9년 손 회장이 DLF 중징계를 통보받았을 때에도 임추위에서는 장고가 이어졌다. 당시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손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도 “고객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사외이사들과 의견을 충분히 공유하고 논의한 뒤 거취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급하게 결론이 나와야 하는 사안이 아닌 만큼 손 회장과 이사회 모두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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