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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비상…증권가 "단기자금시장 불안 잠재우는 게 최우선"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2-10-23 10:39

23일 경제·금융수장 비상 거금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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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최종호가수익률(2022.10.21 장 마감 기준) 갈무리

자료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최종호가수익률(2022.10.21 장 마감 기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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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정부가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돈맥경화'로 시장 기능이 흐트러진 가운데 완전 회복이 녹록하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레고랜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까지 터지면서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중소형 기업체부터 연쇄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회사채를 사줘야 할 기관투자자들의 조기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결산)까지 더해질까봐 시장은 노심초사다.

금리인상이 지속되는 국면에 시장 불안을 빨리 잠재우지 못하면 올해는 선제적 방어로 넘기더라도 내년에 진짜 위기를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운용사 등은 최근 채권시장과 단기자금 시장 경색 국면을 겪으며 연말을 앞둔 4분기에 공연히 사태가 악화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채권 평가손이 이미 한도치에 도달해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예년 연말보다 북클로징이 선제적으로 시작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종가 기준 회사채 AA-급 3년물 금리는 연 5.736%로 전날보다 14.8bp(1bp=0.01%p) 올랐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495%로 14.5bp나 급등했다. 이들 간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124.1bp에 달한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에 대해 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것으로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회사채 시장 경색은 기본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에 국채 금리가 오르고 연쇄적으로 회사채 금리도 오르는 영향이 반영돼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ABCP 사태로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보강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은 게 결정타가 됐다. 지난 10월 21일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강원도 보증채무 상환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한전채, 은행채 같은 초우량채 발행 확대가 시장의 자금을 모두 빨아들인 영향이 크다. 신용채권 간 구축효과 등 공급요인도 가세한 것이다.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만기 PF채권을 담보로 ABCP나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를 발행해왔는데, 투자심리 악화로 차환이 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와 건설사가 신용 보강한 만기도래 PF와 ABCP 규모는 2022년 말까지 32조3908억원, 2023년 상반기까지 57조3759억원 등 90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PF 금융주선, 채무보증 수수료가 실적 효자 역할을 맡았다. 부동산시장 상승기 때는 수익 구조 다변화를 이끌었지만, 금리상승, 건설 공사비 증가, 주택 미분양 수 증가 등 최근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부메랑이 되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은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높고, 단기 대출인 브릿지론 위주로 고(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도 시장 불안심리 차단에 나섰다. 지난 10월 20일 금융위원회는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위원장 '특별 지시사항'이라는 메시지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의 신속한 집행과 추가 캐피탈콜 준비,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은행 유동성 규제(LCR) 정상화 시기 유예 등을 골자로 대책을 냈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부동산 PF 대출과 연관된 단기자금시장인데 우량채 시장 위주로 자금을 투입하는 채안펀드 성격을 유지해선 진화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 짙은 편이다. 그래서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함께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분위기이지만, 정부 역시 분별없이 일단 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는 어렵다.

금리인상을 예상해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을 해놓은 것으로 올해까지 버티더라도 내년이 문제라는 분위기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전채의 대규모 발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은행들도 여러 이유로 인해 자금조달에 애쓰고 있고 대기업들은 은행을 통한 현금확보에 전념하고 부동산PF 보증이 많은 증권사들도 선제적 자금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을 넘어 금융기관까지 현금확보가 우선시 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경록 연구원은 "한번 무너진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좀더 강력한 추가 안정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0년 코로나 당시처럼 적격담보증권의 전향적 확대 조치와 함께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증권사 유동성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주말인 23일(오늘) 경제팀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회사채 시장,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시장안정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예정하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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