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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떨어지는데 그 가격에 누가 분양 받나” 작년 ‘로또청약’ 정반대 움직임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2-10-19 12:36

올해 1~8월 서울 실거래가지수 하락율 역대 최대치 갈아치워
원자재-인력난 속 공사비 뛰니 시세보다 분양가 비싼 단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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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2022년 8월 분기별, 월별 미분양물량 추이 / 자료=국토교통부

2018년 12월~2022년 8월 분기별, 월별 미분양물량 추이 / 자료=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세계 경제위기로 인한 금리상승기 등의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접어들면서, 분양경기 악화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러시는 수도권, 나아가 서울까지 번지며 건설사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시세는 떨어지는데 공사비는 오르다 보니 일부 단지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새로 분양하는 단지의 분양가가 더 높은 현상도 속출하며 지난해의 ‘로또청약’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하락률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두달 연속 하락하며 1∼8월 누적 하락률이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컸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8월 1.88% 떨어지면서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이 –5.16%에 달했다. 이는 1∼8월 기준으로 종전 최대 하락치인 2010년의 -1.71%을 크게 웃도는 것이면서 2006년 실거래가지수 조사 이래 연간 최대 하락률도 넘어선 수치다.

그간 지방 중소도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규모 미분양이 점차 수도권까지 옥죄어오는 모양새다.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말 1509채에서 8월 5012채로 8개월 사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서울이 188채로 전월 대비 24.5% 증가했다. 수도권도 1042채로 2.5% 늘었다.

지난달 청약접수에 나선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와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모두 1순위청약에서 청약 마감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반기 서울에 분양하는 첫 단지인 동시에,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로 공급된 단지들조차 인기가 저조했던 것이다. 각 단지는 2순위까지 넘어가며 순위 내 마감은 성공했지만, 계약포기 사례가 쏟아지며 무순위청약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단지의 부진한 결과는 공급금액이 인근 단지 매매가격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가 들어서는 구로구 오류동 일대의 다른 단지들을 살펴보면 84㎡형 기준으로 주로 6~8억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약홈에 따르면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84㎡A형의 공급금액은 최고가 기준 10억9500만원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천왕역 인근 ‘경남아너스빌’ 84㎡A형은 지난해 8월 8억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는 직전해인 2020년 7월 6억8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역시 인근에 위치한 오류푸르지오 84㎡A형 역시 지난해 9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봉담자이 라젠느 단지투시도 / 사진제공=GS건설

봉담자이 라젠느 단지투시도 / 사진제공=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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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경기에서도 청약시장의 고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는 전평형이 84㎡형 이상의 중대형으로 공급됐음에도 불구, 300가구 모집에 283건의 신청만이 몰리며 전평형이 미달을 면치 못했다. 인근 단지의 비슷한 평형의 분양가가 2~4억원대에서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의 분양가가 6억원대 이상에서 형성된 것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8월 청약접수를 받은 ‘화성 봉담자이 라젠느’ 역시 ‘자이’라는 1군 브랜드를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500가구가 일반공급에 나선 가운데 2421건의 신청이 몰렸지만,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것은 전체 9개 평형 중 3개 평형에 불과했다. 역시 인근 시세에 비해 비싼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는 올해 7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기본형건축비 인상을 단행했다. 기본형건축비란 분양가상한제의 의해 정부가 민간 아파트를 분양할 때 공개하는 ‘표준건축비’로, 택지비와 가산비용을 제외한 건축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뜻한다. 이는 공동주택의 분양가격 산정의 지표로 활용된다.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두 차례씩 물가변동률을 감안한 공사비 지수를 적용해 정부가 고시하게 되어 있는데, 건설경기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다 보니 최근 정부는 이를 다소 빠른 속도로 인상하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최근 2년 사이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이 겹치며 집값 하방압력이 강해졌고, 특히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인해 청약에 당첨되도 대출이 제대로 나올까 걱정하는 수요층들이 많아졌다”며, “시장 관망세가 짙어져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집값이 하락할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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