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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부동산 시장 부채 디플레이션 경계해야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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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9-13 00:00

주택시장 스태그플레이션 현상 장기화 우려
시장 연착륙 유도하는 세심한 지원 정책 필요

▲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급등한 국내 주택가격은 2021년 하반기부터 하락 징후가 나타났고, 금년 들어 그 징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정 지역의 아파트 호가가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매물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락해서 상당 기간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한 주요국 부동산시장과 달리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매우 장기간에 걸쳐 가격이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가격 급등 후 조정을 거치기도 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양적완화로 자산시장에 상당한 버블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우리나라 주택, 특히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실제 타 자산과 비교하여서도, 외국 주택가격과 대비하여서도 상승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당장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주택가격을 견인한 단기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서 쉽사리 빠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시중 자금이 선순환하지 못하면 단기부동자금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경기침체,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자산시장에 투자할 기회를 노리며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현실에서 그동안 높은 수익을 안겨 주었던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기는 쉽지 않다.

한편 장기간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가계 빚도 빠르게 증가했다. OECD 국가 중에서 북유럽 몇 국가를 빼놓고 최대 규모이며, 가계부채의 질도 단기채무 비중이 높은 데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등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예측가능한 소득으로 대출을 갚으려는 구체적인 상환계획 없이, 주택 가격이 오르면 대출 상환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최대한 많은 대출을 받거나 전세 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투자 관행이, 가계와 국가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되고 있다.

국내 금리는 앞으로도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라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국내 금리도 따라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취약한 국내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당분간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기대와 금리상승과 유동성 축소 등 거시 경제지표의 불안이 엇갈리며 부동산시장에 거래 없는 침체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즉, 주택시장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정세마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어 금융완화 기조를 쉽게 거두기 힘들 경우 주택시장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은 장기화할 수 있다.

그러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끝나면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택시장에서의 버블이 해소되는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예견된다.

2022년 초반까지 금리는 조금씩 인상되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와 국제정세 악화로 물가가 급등해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였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되, 물가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정상화되면 본격적인 주택시장에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부채 디플레이션은 가격하락에 따른 채무부담 증가가 다시 가격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 현상이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면 이후 실질 채무부담이 증가해 채무상환, 담보자산매각 등 가계의 부채축소(deleveraging) 현상이 나타나면서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행스럽게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은행권이 튼튼해져 금융시스템이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무리한 대출을 한 제2금융권의 재무가 악화되고,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질 경우 국가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버블 붕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정책당국의 세심한 정책이 요구된다. 30년 전에 일본이 겪은 사회·경제적 변화를 지금 우리가 겪으면서 그 폐단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채 디플레이션 이후 국내 주택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크다. 국내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하거나 최소한 특정 지역의 불패 신화는 유지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급증한 시중의 유동성이 쉽게 빠지지 않으며 오히려 주택가격의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주로 부동산 관련 업계 시각인데, 수도권 지역의 주택 보급률이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고, 특히 서울 도심이나 강남, 여의도 등 특정 지역에 대한 오피스 수요 증가와 함께 주거 수요가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당장 그렇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작다.

어쩌면 화살은 이미 오래전 시위를 떠나 과녁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동산 불패’라는 과녁을 맞힐 것인지, 부동산시장 연착륙이라는 과녁을 맞힐지, 아니면 빠르게 급락한 후 지속해서 하락하는 경착륙이라는 과녁에 화살이 꽂힐 것인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일본처럼 장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하락의 과정은 녹록지 않을 수 있다.

만일 경착륙할 경우, 가계부채에 기반한 주택 위주의 자산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는 미래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부채, 버블의 경제학을 되새겨 세심한 미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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