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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전기차 전쟁에서 ‘숲’ 보는 혜안 가져야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9-05 00:00

▲ 곽호룡 기자

▲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전기차 강대국으로 나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며 미국·유럽·중국 등이 자국 이익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2020년까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대수에 제한을 두고 전기차 제조사 경쟁을 유도했다.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보조금 지급 대상을 자국 기업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한정했다. 신산업인 교환형 배터리 시장 육성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탑재한 모델에 보조금 지급 기준을 없애는 정책 등을 펼쳤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전기차 1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CATL과 3위 BYD를 비롯해 CALB, SVOLT 등 세계 10위권 신흥 배터리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이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했는지 2010년 중반대부터 보조금 규모를 조금씩 줄여갔고, 보조금 제도 폐지까지 앞두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전기차 시장 육성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키기 위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신형 전기차(BEV+PHEV)에 주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 세액공제는 기존과 같지만, 최대 혜택을 받기 위해선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가 조립되어야 하고, 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이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가공돼야 하는 등 조건을 붙였다.

2024년부터는 중국 등 ‘우려국가’에서 생산·조립된 배터리 부품 비율을 50%에서 오는 2029년 0%까지 매년 낮춰야 한다.

미국산 전기차들도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 원재료를 다수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또 보조금을 받기 위한 소득 제한도 1인 연간 15만달러로 까다로워진 대신, 미국 딜러들이 거래하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새롭게 마련하기로 했다. 단순히 대기업 친화적 정책이 아닌 자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전기차와 관련해 강력한 규제를 통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사례는 유럽연합(EU)이 선도하고 있다. EU는 지난 6월 승용차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에 2021년 대비 55%, 2035년에는 100% 감축해 내연기관차를 퇴출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경영난을 이유로 친환경차 전환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프랑스 르노그룹 전기차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새 경영전략 ‘르놀루션’을 이끌어냈다.

선진국 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 전기차 육성 정책의 경우 숲보다는 나무를 보고 있다. 환경부는 1대당 지급하는 보조금 금액을 낮추는 대신 전체 보조금 규모를 높여 전기차 보급대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전액 보조금 지급 기준은 올해부터 차량가격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3가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수입차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일자 내린 조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 기아 EV6 등 국산차들이 혜택을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당 차량들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보조금 차이를 두지 않아도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보다는 전기차·부품 생태계 육성에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중고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육성도 힘써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한 생태계인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이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 내연기관차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는데 이 가운데 70% 가량은 전기차에 필요없는 부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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