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강선공원~문화공원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장호성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지난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의 첫 대규모 부동산대책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이른바 8.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강조했던 1기신도시 재건축과 관련된 내용은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 마련’이라는 구체성 없는 내용으로 발표되며 재건축을 기대하던 1기신도시에 실망을 안겼다.
대책 발표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기자가 찾은 일산신도시 일대 부동산은 여러 부동산 플랫폼의 실거래가 분석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이 작년보다 한산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대화역와 주엽역을 비롯한 3호선 역세권, 후곡마을 학원가와 라페스타와 일산호수공원 등의 번화가는 활력을 보이고 있었으나, 일산역 등 경의중앙선을 비롯한 북동쪽 지역은 일산시장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오래된 아파트나 상가 비중이 많아 보였다. 다만 일산역 일대는 현재 대곡소사선 및 일산뉴타운 등의 추가 호재가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일산신도시 주민들은 대부분 이번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일산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대선 공약에 1기신도시 재건축 관련 내용이나 GTX 얘기를 보고 (윤 대통령을) 찍었는데, 100일이 지나도록 뭐 하나 시원하게 나온 게 없지 않냐”며, “신도시 공약으로 당선이 됐으면 뭔가 이렇다 할 계획이라도 발표했어야 하는데 전혀 드러난 게 없어서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겉으로 보기엔 아파트들이 깔끔하고 살기 좋아 보여도 출퇴근 시간대에 붐비는 교통이라던가, 엘리베이터라던가 조명 같은 내부 아파트 관리 등 환경적인 문제가 있어서 재건축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산서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매수가 좀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출 문제도 있고 정부가 1기신도시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1~8월 고양시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8월 23일 기준) / 자료=경기부동산포털
이미지 확대보기당초 일산신도시의 거래량 및 매매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GTX-A 노선의 적기개통이 어려워진 점 역시 일산 부동산 침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에 통합된 삼성역 정거장 개통이 늦어지면서, GTX-A는 2024년에 개통이 되더라도 당분간은 운정(파주)∼서울역, 수서∼동탄으로 분리운영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동탄역 인근에 경정비 시설을 설치해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GTX-A 노선이 적기 개통되더라도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R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은 지난 12일 기준 보합(0.00%)에서 19일 기준 0.02% 떨어지면서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섰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일산서구(-0.02%→-0.05%)와 일산동구(-0.01%→-0.02%)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의중앙선 (구)일산역 뒤로 펼쳐져있는 일산 아파트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한편 1기신도시 재건축 문제를 둘러싸고 ‘공약후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여론 진화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주택정책을 발표했으나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도 예전 같으면 5년 정도 걸리는 사안을 최대한 단축했다. 그런데도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장관 역시 2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1기 신도시 태스크포스(TF)'를 확대·개편하고 차관급으로 격상하겠다”며, “단 하루도 우리(국토부)로 인해 사업 추진이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장관직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공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