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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물 복용으로 실손 가입 거부는 차별…인권위 보험사에 시정 권고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10 21:48

정신질환 한정 심사 강화 불합리

사진 제공= 픽사베이

사진 제공= 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건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보험사에 시정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8일 A보험사와 B보험사 대표에게 우울증 환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질환의 경중, 건강 상태 등 구체적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거부 또는 배제하지 않도록 보험인수기준을 보오나하고 진정인에 대해 보험인수 여부를 재심사할 것을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진정인은 A보험사와 B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진정인은 몇달 전부터 가벼운 우울감으로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A보험사, B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보험사, B보험사는 가입 희망자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 연령, 재발성, 입원력, 치료 기간, 치료 종결 이후 경과 기간 등에 따라 인수기준을 달리하고 있는데, 실손의료보험은 우울증 치료 종결 후 최소 1~5년이 지나야만 심사를 진행하고 인수 여부를 검토해왔다고 답변했다.

또한 정신 및 행동장애의 평균 입원 일수가 타 질환에 비해 매우 높고, 우울증 환자의 요양급여비용 총액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우울증 환자의 주요 질병 발생률 및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가 있어, 우울장애를 비롯한 정신질환의 위험도를 당뇨, 고혈압 등 다른 신체질환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당뇨 등 유병자도 실손보험이 가능한 상황에서 정신질환에 대해서만 가입을 제한하는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2018년부터 당뇨, 고혈압 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도 유병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가능한데, 유독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에 대해서만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며 "피진정회사들이 제시한 우울증 관련 각종 통계자료의 경우 각 개인의 증상이나 질환의 경중, 건강 상태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대체로 2000년대 초반 통계여서 최근의 의학 발전 및 치료환경 변화를 반영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요양급여비용의 증가 추세는 다른 질환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피진정인이 제시한 통계가 보험인수 거절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수 기준 일관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느 "인수기준에 따르면 진정인처럼 적극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은 가입이 제한되는 반면, 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한 사람은 보험 가입이 가능한 모순이 발생한다"라며 "다른 진료과목에서도 수면제, 항우울제 등을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동종의 위험에 대하여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우울증세를 보이거나 우울증에 걸린 비율이 36.8%라는 조사 결과(OECD, ‘코로나19 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2021. 5.)와, 적절한 우울증 치료 및 항우울제 복용이 심장질환을 크게 감소시키고 자살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정신과 약물 복용, 치료 및 상담만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정신질환 치료로 인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인권위는 "진정인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률을 높게 평가하여 실손의료보험 인수를 거부한 행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병력을 이유로 재화‧용역의 공급‧이용에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며 "향후 이와 유사한 차별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신 및 행동장애’ 관련 인수기준을 보완하고, 진정인에 대해 보험인수 여부를 재심사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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