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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적자 HMM의 변신 “이제는 15兆 투자 외친다”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22-07-14 20:09 최종수정 : 2022-07-14 22:35

김경배 사장 “2026년까지 선박·친환경 설비 등에 투자”
2011~2019년 적자행진 HMM, 운임↑효과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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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사장(사진 왼쪽부터 4번째)이 14일 여의도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HMM.

김경배 HMM 사장(사진 왼쪽부터 4번째)이 14일 여의도 본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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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2010년대 고난의 시기를 걸은 HMM(대표이사 김경배)가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2011~2019년까지 9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2016년에는 정들었던 현대가 품을 벗어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HMM은 이제 5년간 15조 원 투자를 발표할 만큼 국적선사로의 위상을 되찾았다.

HMM, 14일 15조 원 투자 발표
김경배 HMM 사장은 14일 여의도 본사에서 중장기 전략 설명회를 열고 2026년까지 15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투자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선복량(선박 적재능력)을 현재 82만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 1TUE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120TUE로 확대한다. 벌크 선대도 현재 29척에서 55척까지 90% 늘린다.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 자산을 중심으로 15조 원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벌크 선대 확대를 통해 김경배 사장은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비중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HMM에 따르면 지난 2013년(22.40%) 이후 벌크선(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 운송)은 HMM 전체 매출에서 20% 비중을 넘은 적이 없다. 해당 비중은 매년 꾸준히 급감해 2018년 10% 이하(8.10%)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는 각각 4.96%, 4.25%로 컨테이너선 쏠림이 심화된 상황이다.

이는 컨테이너선 만큼은 아니지만 벌크선 운임이 상승한 것도 김 사장의 행보를 뒷받침한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벌크선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난 13일 2002를 기록 중이다. 올해 최고점(3369)을 보였던 5월 23일보다는 낮아졌지만, 1300대였던 지난해 1월 4일(1347)보다는 650 가량 높은 수치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해 탄소 규제 강화로 벌크선 공급 제한이 늘어나 BDI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자료=HMM.

자료=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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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벌크선간 사업 비중 재조정과 함께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물류 서비스를 강화한다. LNG선,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친환경 연료 개발 선도를 위한 관련 협의체 역시 구성한다.

그밖에 온라인 선복 판매 플랫폼 ‘하이큇(Hi Quote)’ 개발 등 디지털 가속화 대응, 화주 관리체계 강화, 세일즈 조직 전문성 제고, 해상직원 양성 등 내부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미래전략사업 추진, 디지털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필수 업무 전담조직을 신규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재 육성 및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디지털 조직 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경배 HMM 사장은 “이번 중장기 전략은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서 미래에도 생존 및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국적선사로서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다각도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1년 이후 9년 연속 적자
15조 원 규모의 투자 발표는 2010년대 HMM을 생각하면 매우 놀라운 변화다. 일명 ‘감개무량’하다. HMM이 10여년 전인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연속 적자 행진을 걸었기 때문이다. 2011년 3373억 원의 영업 적자를 시작으로 매년 3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그룹과 결별한 2016년에는 영업적자가 9000억 원(8799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현대그룹과의 계열 분리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2015~2018년은 HMM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시기였다. 영업적자를 떠나 판매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HMM에 따르면 2015년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1566억 원이었다. 컨테이너·벌크선 등 해운 운임 매출이 5조5053억 원에 달했음에도 높은 용선료로 인해서 수익이 나지 않은 것. 이후 ▲2016년 –6390억 원 ▲2017년 –2754억원 ▲2018년 –4196억 원으로 2015년 이후 4년 새 판매 수익은 없었다.

HMM 영업손익 추이, 단위 : 억 원. 자료=HMM.

HMM 영업손익 추이, 단위 : 억 원. 자료=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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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는 실적 개선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판매수익이 5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 2019년 HMM의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3993억 원을 기록, 2014년(371억 원) 이후 첫 흑자를 보였다. 컨테이너선의 호황에 따라 판매수익이 개선됐다.

힘들었던 2010년대를 지난 HMM에 2020년은 반등의 해였다. 2020년 당시 역대 최고 실적은 9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9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판매수익도 1조40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2.74%(1조92억 원) 급증했다. HMM 측은 “2020년은 컨테이너선 시황 강세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며 “벌크선 또한 당시 유조선 시황이 하락했지만 선제적인 영업으로 영업이익 증가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7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갔다. 지난해 HMM 영업이익은 7조3569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6배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조13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실적 고공행진을 달렸다.

이는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물류 대란 효과에 기인한다.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지난해까지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은 물류 대란과 함께 컨테이너선 운임을 급상승 시켰기 때문이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300 올랐다. 지난 8일 SCFI지수는 4143.87로 지난해 1월(2870.34) 대비 1273.53 높은 상황이다. 800대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약 5배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 해상운임이 급상승했다”며 “HMM은 관련 호재로 인해서 2020년부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어려움에도 투자 지속
2010년대 악화일로를 걸은 HMM이 최근 역대급 호황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히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후반 연도별 투자금액에서 드러난다.

2016년 현대그룹과 결별한 HMM의 수장에 오른 유창근 전 사장은 ‘2022년 경영 정상화’를 강조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판매수익이 –6000억 원을 넘어갔던 2016년에도 15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한 것. 이는 2013년(1216억 원), 2014년(419억 원), 2015년(247억 원)보다 최대 6배 이상 많은 규모다.

HMM 투자금액 추이, 단위 : 억 원. 자료=HMM.

HMM 투자금액 추이, 단위 : 억 원. 자료=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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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인 2017년에는 투자금액을 2배 늘렸다. 2017년 3273억 원을 선박·컨테이너박스 매입 등 설비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5000억 원(4834억 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집행,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투자금액은 확대했다.

어려움 속에서 미래를 준비했던 HMM은 판매수익이 흑자 전환한 2019년부터 투자금액을 대폭 늘렸다. 2019년 HMM 투자금액은 1조809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트렌드로 자리잡자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강화, 선박투자를 비롯한 친환경 설비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0~2021년은 2조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2020년 투자금액은 2조2739억 원, 지난해는 2조3046억 원이 컨테이너·벌크선 선박 구입과 친환경 설비 투자에 활용됐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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