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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산 이전’ 두고 커지는 갈등…노조, 강석훈에 “식물 회장”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6-21 19:01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야당도 관련 법안 발의해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드러누운 노조원들을 넘어가고 있다. / 사진제공=전국금융노동조합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드러누운 노조원들을 넘어가고 있다. / 사진제공=전국금융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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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 KDB산업은행 회장이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을 뚫고 취임식을 가졌다. 노조는 강 회장의 퇴진과 부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강석훈 회장은 21일 여의도 산은 본점 첫 출근과 동시에 취임식도 진행했다. 이는 지난 7일 임명된 이후 2주 만이다.

이날 강 회장의 첫 출근은 노조원들이 집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며 일부 노조 간부만 정문에 남은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정문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드러누운 노조 간부들 틈을 비집고 힘겹게 출입문을 통과했다.

앞서 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부산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강 회장의 본점 출근을 저지해 왔다.

같은 날 산은 노조는 ‘강석훈 회장 퇴진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강석훈 회장 내정자가 결국 집회 시간을 피해 직원들을 밟고 넘어 출근을 강행했다. 공공기관 낙하산 저지 투쟁 역사에 볼 수 없었던 미증유의 사태”라며 “직원들이 무서워 직원들을 피해 들어온 낙하산을 어떤 직원이 회장으로 인정하고 따르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산은의 대규모 인력 이탈 기사가 연일 포털 뉴스 1면을 장식하고 있다. 연간 이직 숫자에 가까운 40여 명의 직원들이 이미 이직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직원들의 동요와 줄 퇴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가 반 년째 외쳐왔던 산은 부산 이전 반대 사유 7가지 중 하나인 ‘핵심인력 이탈로 인한 경쟁력 훼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직원들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대신 법 개정 전까지 추진할 수도 없는 ‘산은 부산 이전 똥고집’을 꺾지 않은 채 정부 여당의 눈치를 보며 당당하지 않게 입성하는 길을 택했다”며 “강 회장이 산은을 제대로 이끌고 지휘해 국가 경제에서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낼 것이라 기대하는 직원은 단언컨데 단 한 사람도 없다. 인사권, 예산권을 휘두를 수는 있겠지만 산은을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그는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산은 역사상 처음으로 취임하자마자 ‘식물 회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강 회장 퇴진과 본점 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며 “직원들을 넘어 입성을 사과하고 지방 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언급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취임식을 진행했다. / 사진제공=산업은행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취임식을 진행했다. / 사진제공=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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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회장은 지난 7일 금융위원장의 제청, 대통령 재가를 통해 신임 회장으로 임명됐다. 앞으로 3년간의 임기 동안 산은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그러나 회장직 임명 다음 날인 8일부터 출근길이 막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6일 노조를 향해 “지방 이전에 대해 계속 반대 의견을 말씀하셔도 좋다”며 “지방 이전은 함께 논의하고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기에 우선은 당면 현안들을 같이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21일 첫 출근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강 회장은 “임명되고 2주가 지난 시점에서 현재 엄중한 국내외 경제 상황과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산은, 그리고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본점 이전 등 현안사항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여기서 모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부산 본점 이전 계획 철회를 원하지만 강 회장이 원론적인 제안만 내놓아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점 부산 이전 건은 윤석열 정부의 부산·경남 지역 대상 핵심 공약이자 주요 과제”라며 “강 회장 등 산은 사측이 타협안을 제시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의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야당도 산은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제한한 법령의 개정안을 발의하며 부산 이전의 근거를 만들고 있다.

최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명의 의원들과 국책은행들의 지방 이전을 담은 한국산업은행법, 수출입은행법, 한국은행법, 중소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두관 의원은 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이유서에서 “지역 소멸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한정해 위치하도록 하는 구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균형 발전을 위한 보다 근본적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령 개정이 진행되면 산은을 포함한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의 법적 걸림돌도 없어지게 된다. 다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결정은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구체적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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