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도입을 위한 역대급 실험이 최근 영국에서 시작됐다. 핵심은 급여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다. 단, 기존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영국의 이번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대형 금융회사부터 동네 패스트푸드점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총 70개사, 약 3300명 근로자가 참여한다. 실험은 '4데이위크글로벌(4day week global)'이란 비영리기관 주도로 케임브리지대학, 옥스포드대학, 보스턴 칼리지 연구자들이 참여해 6개월간 진행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은 근무시간을 1)주 4일, 32시간(또는 그 이하)으로 하되 급여를 줄이지 않거나 2)주 4일, 35시간(또는 그 이하)으로 하되 급여를 줄이지 않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한다.
![4데이위크글로벌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주4일제로 인재 유치 및 유지가 더 수월하다고 답했다. [이미지=4데이위크글로벌 홈페이지]](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61510025000297f9c516e42f175114235199.jpg&nmt=18)
4데이위크글로벌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주4일제로 인재 유치 및 유지가 더 수월하다고 답했다. [이미지=4데이위크글로벌 홈페이지]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이른바 '100-80-100' 모델에 대한 실험이다. 생산성을 100% 유지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기존의 80%로 줄이고 임금은 100% 지급하는 모델이다. 4데이위크글로벌은 "앞으로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게 기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주 4일제 실험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나온 주된 결과는 일주일에 나흘만 일해도 생산성 저하가 없었고 직원들 만족감, 행복감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주 4일제 실험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에서 특히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모든 실험이 다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주 4일제 실험에서 근로자들은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인해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문에 휴식 시간이나 동료들과 교류하는 시간 등을 줄여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임원들이 아니라 주 4일제를 바라보는 직원들 입장이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구직자들이 비슷한 임금 조건이라면 주 4일제 도입 기업으로 옮기고 있다. SHRM 관계자는 "주 4일제가 맞지 않은 기업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세는 주 4일제로 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 지금 일 하는 시간을 80%로 줄여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보는가? 만일 그렇다면 일단 주 4일제 도입을 위한 필요 조건은 충족한 셈이다. 문제는 생산성이다. 누군가는 '닷새 일해야 할 일을 나흘만에 끝낼 수 있다면 지금 일을 덜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 4일제 도입에 앞서 먼저 이 시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