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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세단 그랜저 독주에 K8·3시리즈·아테온 도전장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17 00:00

현대車 그랜저 5년 연속 판매 1위
기아 차명까지 바꾼 K8로 맹추격
BMW 3시리즈 달리는 재미 선사
폭스바겐 신형 아테온 디젤로 차별화

준대형세단 그랜저 독주에 K8·3시리즈·아테온 도전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전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SUV 모델과 판매량이 늘고 있음에도 그렇다.

‘세단 불패’는 현대자동차 준대형세단 그랜저가 이끌고 있다. 여기에 기아 K8과 폭스바겐 아테온이 한 박자 빠른 신차 출시를 통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랜저는 2017년부터 5년간 꾸준히 국내 승용차 최다판매차량에 이름 올리고 있다.

그랜저는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 2019년 10만3349대, 2020년 14만5463대, 2021년 8만9084대가 팔렸다. 특히 재작년 실적은 36년 역사를 가진 그랜저 사상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이었다.

작년 그랜저 실적이 주춤했던 것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아산공장 아이오닉6 생산라인 공사로 휴업일수가 예년에 비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랜저가 이 같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랜저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고급차’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산 브랜드가 그랜저 보다 한 체급 높은 럭셔리카로 한국 공략을 본격화하자 현대차 그랜저도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중후하고 보수적인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젊은층 수요를 공략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19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IG)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그랜저는 외관 디자인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현대차가 새롭게 정립한 디자인 언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처음 적용됐는데, 이는 그릴과 헤드램프가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전면부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차량 크기도 증대됐다. 차량 길이와 휠베이스(앞·뒷바퀴 중심부 사이 거리)가 이전 모델 대비 각각 60mm, 40mm 늘어난 4990mm와 2885mm로 대형급 세단에서 중요한 내부공간 확대에도 신경을 썼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자인도 경계가 없는 심리스 형태로 단순하게 구성해 고급감을 키웠다.

이러한 차량 혁신은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사전계약 당시 연령층이 40대가 31%로 기존 주력 구매자인 50대(29%)를 앞섰다.

또 다른 그랜저의 성공 가도 배경에는 경쟁차량이 ‘형제차’인 기아 K8 외엔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랜저는 현대차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핵심 모델인 만큼 회사도 현재 지위를 내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께 7세대 그랜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체인지급 변화가 이뤄졌던 이번 그랜저가 나온 지 불과 3년이 안돼 다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10년 가까이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기에 눌렸던 기아는 K8 이후로 반격을 도모하고 있다.

K8은 작년 4월 출시된 기존 K7의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차명에서 차급을 상징하는 숫자를 ‘7’에서 ‘8’로 바꾼 것은 대형급으로 크기를 키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현대차·기아 3세대 플랫폼(I-GMP)이 적용된 K8은 실내공간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가 5015mm에 이른다. 기존 K7(4995mm) 보다 20mm 길어졌다. 그랜저(4990mm)와는 25mm 차이가 난다.

엔진 라인업도 새롭게 꾸렸다. K8에는 가솔린 2.5, 3.5, 가솔린 하이브리드 1.6터보, LPG 3.5 등 4가지 엔진이 제공된다. K8 3.5는 그랜저에 있는 3.0 엔진(198마력) 보다 최신으로 최대출력이 300마력에 이른다.

K8 하이브리드도 2.4 엔진에서 1.6 터보로 바꿨다. 가솔린 최대출력이 159마력에서 180마력으로 끌어올렸다.

K8은 지난해 출시 이후 월 평균 약 4600대가 판매됐다. 7000여대인 그랜저의 65%다. 재작년 K7이 그랜저 판매량에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첫해 실적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3시리즈가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작년 3시리즈는 한국 시장에서 7351대가 팔리며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모델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엄밀히 따지면 3시리즈는 그랜저의 경쟁 차량이 아니다. 3시리즈는 한 체급 낮은 중형세단으로 분류된다. 가격은 그랜저 풀옵션 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독일산‘브랜드 프리미엄’을 원하면서도 패밀리카가 갖는 실용성 보다 달리는 재미를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수입차라면 폭스바겐의 아테온이 있다.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신차 공세를 펼치고 있는 폭스바겐은 이달 아테온 페이스리프트를 들여왔다.

신형 아테온은 전장x전폭x전고가 4885x1870x1440mm, 휠베이스는 2840mm다. 휠베이스 기준으로 그랜저 대비 45mm 짧다.

차별화 포인트는 그랜저에선 단종된 디젤 모델이라는 점이다. 리터당 15km에 이르는 연비와 최대토크 40.8 kgf·m를 발휘하는 가속력 등 디젤 모델 특유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구입 시기를 망설이게 했던 폭스바겐코리아의 널뛰기 가격 정책도 사라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작년말부터 파격 할인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신형 아테온 2.0 TDI 프레스트지 모델은 5490만원이다. 그랜저 2.5의 시작 가격이 3985만원인 것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커 보인다. 하지만 아테온은 해외생산 특성상 대부분 옵션이 포함된 가격이기에 실구매가는 차이가 좁혀진다. 우선 폭스바겐의 첨단 주행보조 기술인 IQ.드라이브도 기본옵션으로 탑재된다.

‘트래블 어시스트’는 ‘IQ.드라이브’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출발부터 시속 210km에 이르는 주행 속도 구간에서 차량의 전방 카메라, 레이더 센서 및 초음파 센서를 모두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등을 통합 지원한다.

또 ‘정전식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지 않고 가볍게 터치하는 것 만으로도 이를 감지한다.

이 밖에 통풍시트, 패들시프트·열선 기능이 있는 스티어링 휠, 트렁크 이지 오픈, 파노라믹 선루프 등 한국 소비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편의 사양을 기본으로 넣었다.

그랜저에도 비슷한 옵션을 포함시키면 가격이 5000만원 가량으로 뛴다.

여기에 그랜저가 2년·8만km의 무상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아테온은 5년·15만km를 받을 수 있다. 국산차 보단 수입차를 선 호하는 소비자에겐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판단된다.

보다 고급 옵션을 원한다면 올해 상반기 내로 출시될 아테온 프레스티지 4모션과 R-라인 4모션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BMW 3시리즈의 장점은 다양한 상품성이다. 가솔린(320i), 디젤(320d), 플러그인하이브리드(330e) 등 엔진라인업 뿐만 아니라 사륜구동모델(320d x드라이브), 고성능 모델(M340i)도 제공한다.

특히 친환경모델인 330e는 2.0 가솔린 터보의 181마력과 전기모터 83kW를 합쳐 최고출력 288마력을 발휘한다.

BMW는 내년쯤 진행될 3시리즈 페이스리프트에 배터리전기차 모델인 i3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단 형태로 제작되는 이 모델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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