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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데스크 칼럼] 구태 탈탈 털고 일어서는 대한민국!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03 00:00

진격의 韓 기업들, ‘탈 관행’ 결단
임인년 새해 ‘일탈의 기쁨’ 찾기를

[신년 데스크 칼럼] 구태 탈탈 털고 일어서는 대한민국!
[한국금융신문 최용성 기자]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흑호(黑虎)’, 즉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우직하게 참아야 했던 작년과 달리, 활기찬 한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일까? 새해부터 여기 저기서 범상치 않은, 활발한 움직임들이 포착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벗어나려는 ‘일탈(逸脫)’의 행진이다.

언젠가 전기차 세상이 되겠지만 아직은 10년 이상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 미래는 아니지만 당장 어떻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지금부터 석유로 작동하는 엔진은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며 내연차 엔진 개발조직을 없애버렸다.

1991년 국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자동차 엔진을 시작으로 글로벌 톱5 자동차 회사로 부상한지 30년 만이다. 다가오는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에 올인하기 위한 승부수다.

그동안 현대차에서 전통적 파워트레인을 담당하던 사람들 기득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 내연차 엔진 생산을 위해 납품하던 수많은 협력업체들 운명도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왜 지금 이 난리를 쳐야 하는가. 언젠가는 다가올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CJ는 사장부터 상무대우까지 6개로 나뉘어 있는 임원 직급을 올해부터 ‘경영 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조기에 발탁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연공서열과 직급 중심인 전통적 인사 시스템의 파괴다. 이렇게 되면 CJ에서는 30대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할 수도 있다.

지난한 세월을 버티고 견디며 곧 임원 한 자리 달 것으로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불합리하고 불만스러운 조치일지 모른다. 왜 하필 내 차례에서?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이런 파격도 시나브로 트렌드가 된다.

CJ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에서는 우수한 인재 역량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자신의 주력 부문마저 과감하게 손절하고, 획기적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전통적 인사시스템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는 절차 따위는 생략이다. 그야말로 진격의 기업들이다. 상대는 어떤가. 돌다리를 두드려 볼 돌을 어떤 돌로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신속하지만 위험해질 수 있고, 신중하지만 도태될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 기업들은 전자를 택했다. 주위에 강자들만 가득한 세상에서 체득한 생존법이다.

한국은 이런 나라다.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늘 다르고 새로워지려고 움직인다. 일단 저지르고 본다. 느릿 느릿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한다. ‘빨리 빨리’다. 그게 한국인이다. 그러다보니 부실해지고 갈등이 불거지는 문제도 끊이질 않았다.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웠다. 아날로그 시대 문제점이었다.

그 시대는 그랬다. 테트리스 게임처럼 서로 다른 모양의 블록을 순서와 절차에 맞춰 차곡 차곡 쌓아야 비로소 완성품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비난 받았던 ‘빨리 빨리’가 오히려 강점이 됐다. 비록 처음에는 남의 것을 베끼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방향을 잡고 선도한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의 변신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를 팩스로 하는 나라와 모바일로 처리하는 나라 경쟁력 차이는 자명하다.

‘일탈’의 시대다. ‘탈(脫)’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틀을 흔들어 놓는다. 무질서하고 혼란스럽지만 디지털 시대 우리를 한 발짝 앞으로 전진시키는 것은 ‘탈’한 덕분이다. 개인적으로 올해를 상징하는 한자가 ‘脫(탈)’이 되었으면 한다. ‘탈 관행’ ‘탈 고정관념’ ‘탈 중앙화’ ‘탈 아날로그’ 그리고 대선이 있는 올해 ‘탈 구태정치’를 바란다. 지긋지긋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탈 코로나’도 간절하다.

그래서 세상 모든 낡은 것들을 탈탈 털어 버리고 일어서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게다가 한자 ‘脫’은 다른 음과 훈으로 ‘기뻐할 태’를 갖고 있다. 낡고 거추장스러운 껍질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말하는 것이리라. 2022년 새해, 일탈의 기쁨을 만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사진 : 최용성 산업에디터 (부국장)

▲사진 : 최용성 산업에디터 (부국장)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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