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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2주년 (3)] 나만의 취향 조립…새로운 가전 트렌드 만들어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1-11-22 00:00

TV 기술 혁신…15년 연속 글로벌 1위
MZ세대 공략 ‘비스포크’ 영업익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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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홈. 사진 =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홈. 사진 = 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선보인 소비자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가 M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가전부문에서 LG전자 영업이익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른바 ‘비스포크 이펙트’다.

◇ 흑백 TV 출시 두달만에 첫 수출

삼성은 1970년 11월 첫 가전제품인 흑백 TV를 생산했다. 전자산업 진출 선언 후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흑백 TV는 출시 두 달 만에 파나마에 500대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이 가전제품으로 이룬 첫 성공이다.

1973년에는 예열 없이 바로 화면이 나오는 순간수상방식을 적용한 ‘이코노 TV’를 출시했다. 당시 TV는 전원을 켜고 20~30초간 예열 후 화면이 나타나는 형태였다.

1976년에는 ‘컬러 TV’를 자체 개발해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컬러 방송을 시작했다. 1996년에는 새로운 규격의 TV를 내놨다. 방송국 송출 화면은 12.8대 9였지만, 대부분 TV 제조사들은 4대 3 표준 화면을 내놨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러한 차이를 지적하며 ‘영상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새로운 규격의 TV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TV가 ‘숨어있던 1인치를 찾아라’로 유명한 ‘명품 플러스원 TV’다. 이 TV는 소비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시장 점유율 45%까지 끌어올렸다.

2006년에는 ‘보르도 LCD TV’를 통해 TV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후 삼성전자는 2009년 LED TV, 2010년 3D LED TV, 2013년 커브드 OLED TV 등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혁신 기술을 지속 선보이며 15년 연속 글로벌 TV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그간 양적 목표 달성에 집중하던 삼성전자는 1993년 고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품질 경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제품들은 동남아 등 일부 시장에서만 성공을 거둘 뿐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싸구려 제품 취급을 받았다.

신경영 선언의 결정적 계기는 ‘세탁기 사건’이었다. 세탁기 사건은 생산 라인 직원들이 세탁기 뚜껑 여닫이 부분이 맞지 않자 즉석에서 칼로 2mm를 깎아 조립한 사건이다. 회사 내부고발 비디오를 본 이 회장은 “회사가 썩었다. 완전히 썩었다”라며 격분했다.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삼성 사장단을 불러 모아 그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한다.

그는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며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품질경영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대표적으로는 ‘라인스톱’ 제도가 있다.

생산 현장에서 불량이 발견되면, 생산을 즉각 중단하고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한 뒤 재가동하는 방식이다. 단 하나의 제품을 내놓더라도 불량품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의지다. 삼성의 노력 끝에 1993년 불량률은 전년도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 소비자 맞춤형 “가전을 나답게”

1974년 삼성전자는 LG전자, 대우전자에 이어 냉장고를 생산하게 된다. 1965년 국내에서 냉장고가 처음 개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약 10년 늦게 냉장고 시장에 발을 들인 셈이다.

삼성은 일본 산요전기로부터 냉기제품 기술을 도입해 국내 최초 성애 없는 간냉식 냉장고를 선보였다.

1980년대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냉장고 수요가 급증하자, 삼성전자는 냉장고 ‘부품 국산화’에 착수한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냉장고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 국산화에 초점을 뒀다.

당시 컴프레서는 높은 관세로 냉장고 가격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쌌다. 또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 따라 냉장고 생산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현재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부품국산화’, ‘공정수직계열화’라는 창업 기본원칙에 따라 컴프레서 국산화에 착수하며, 1979년에는 자체 수요 100%를 충당해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국내 냉장고 시장에 월풀, GE 등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국내 가전 시장 경쟁도 심화했다. 저가 출혈경쟁 속에서 삼성은 이를 벗어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선보인 것이 국내 최초 프리미엄 양문형 냉장고 ‘지펠’이었다. 당시 양문형 냉장고는 해외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었다. 당시 지펠 냉장고는 200만 원대로, 일반 냉장고가 7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약 3배 이상 비쌌다.

그럼에도 지펠 냉장고는 출시 1년 만에 외국산 냉장고보다 4배나 많은 월 2500대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국내 초대형 냉장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외산 제품의 특장점인 용량·견고함은 높이고 아쉬운 부분인 소음·디자인 등은 개선한 것이 구매로 이어졌다.

또 찌개를 냄비 째 보관하거나 수박을 통째로 넣는 등 국내 중산층 먹거리 소비 트렌드에 맞춰 선반 간격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바꿨다. 삼성에 따르면, 고급냉장고 개발에만 100억 원이 투자됐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색깔이 있는 강화유리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색깔 있는 냉장고 시대’를 주도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감성(Emotion), 친환경(Ecology), 에너지절약(Energy Saving), 건강(Health) 등 ‘3E1H’를 화두로 시장의 비전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생활가전에 고급스러운 와인컬러와 페이즐리, 다마스크 문양을 적용하고 특수소재인 곡면유리를 적용하는 등 컬러, 소재, 문양을 차별화하여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했다.

그 결과 삼성의 냉장고 판매량은 매년 20%씩 성장했으며, 2002년에는 월풀, GE 등 글로벌 가전사를 제치고 영국·독일 등 9개국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4년에는 세계 최초 4도어 냉장고를 선보이며 ‘세계 1위’ 타이틀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019년 생활가전의 새로운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을 선언하고 첫 결과물인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였다.

기존에는 소재·색상·구성 등이 정해진 표준화된 제품을 구매해야 했다면, 비스포크는 사용자 취향대로 조립할 수 있다. 70년 전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가전에서 소비자의 취향까지 세밀하게 맞춘 가전으로 발전한 것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이후 소비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 6월 비스포크 냉장고 출시 이후 10월 말까지 삼성전자 냉장고 전체 매출의 65%가 비스포크였다. 비스포크 인기가 높아지자 삼성전자는 세탁·건조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직화오븐, 전자레인지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비스포크를 주방 가전에 국한하지 않고 에어컨·공기청정기·청소기 등 각종 생활 가전으로 확대했다. 지난 5월에는 비스포크 홈 글로벌 론칭 행사도 진행하며 글로벌 소비자 취향 저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리즈 끝〉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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