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연구원은 "지금은 OPEC+의 유가 통제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요 오일 메이저들(Exxon, Chevron, BP, Royal Dutch Shell, Total Energies, Eni)의 원유 생산 비용 감소로 원유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오일 메이저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다각화를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업체들도 과거 유가 상승기와 다르게 부채를 줄이거나 주주 배당을 높이고 있어 OPEC+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원유수요 둔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올해 이미 57.8% 상승했다. 전세계에서 3번째로 원유수요를 많이 하는 인도의 경우 자국 통화 가솔린 가격이 3년 내 25% 상승했다. 그 결과 뉴욕시 가솔린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싸졌다. 인도 중산층의 자동차 사용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에도 드라이빙 시즌 돌입에 따른 수요증가를 고려했을 때 유가의 추가 상승을 막고자 OPEC+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OPEC+는 UAE의 동의하에 8월부터 일일 40만배럴 증산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원유수요 회복 속도를 고려했을 때 OPEC+의 증산에도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적정 수준에서의 높은 유가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사우디는 재정수지를 개선시키고 장기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가가 추가 상승한다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산업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어 원유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사우디에게는 부담스럽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OPEC+ 합의가 결렬되거나 UAE가 OPEC+를 탈퇴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UAE와 사우디는 OPEC 내 대표적인 동맹국가로 알려졌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UAE의 감산할당량 준수를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도 UAE의 요구를 강경하게 거절했다. UAE는 2020년 4월 결정된 원유생산량 기준선이 UAE의 최대 생산량을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과거에 사우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산 비중이 높아 원유수입이 줄었다고 밝혔다. UAE는 오일메이저들과 반대로 적극적으로 원유투자를 늘리고 있어 원유 최대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