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날 1분기 GDP 잠정치를 발표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은 속보치 때보다 0.1%p 올린 1.7%로 수정됐다.
속보치보다 상향수정된 이유는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0.1%p) 등이 하향 수정된 반면 제조업(+1.1%p) 등이 상향 수정됐기 때문이다.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0.4%p) 등이 하향 수정됐으나 재화수출(+1.3%p) 등이 상향수정됐다.
■ 분기성장률 앞으로 0.6%대만 해도 올해 성장률 4%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연간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2~4분기에 0.6%대 후반 정도 성장하면 올해 4% 성장 전망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 상향으로 일단 올해 4% 성장 기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 5월 27일 금통위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세계경제 5.8% 성장)와 함께 낙관적 시나리오(세계경제 7.0% 성장)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경제 성장률은 4.8%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비관 시나리오(세계경제 4.6% 성장)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률은 3.4%로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세계와 국내 성장률 전망의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백신접종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기본 시나리오는 세계 차원에서 볼 때 선진국이 하반기 중 광범위한 백신접종에 도달하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도 하반기 들어 백신접종이 크게 확대되면서 감염병 확산이 점차 진정되는 흐름을 전제로 한다.
낙관 시나리오는 이 전제보다 빨리 백신접종이 이뤄지는 경우를, 비관 시나리오는 더 늦어질 경우를 상정한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최근에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일단 이번주 중에 20% 접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 세계와 같이 가는 한국 성장률...낙관 시나리오에 좀더 힘 실린 분위기
국내시간으로 전날 밤 11시 30분 세계은행(WB)은 6월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6월 전망에서 WB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5.6%로 제시했다. 1월 전망 때보다 1.5%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기본 성장률 전망 전제치(5.8%)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WB도 일단 전망치를 올린 것이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세계전망을 발간한다.
IMF는 지난 4월 6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0%, OECD는 5월 31일 5.8%로 제시한 바 있다.
WB는 "미국 등 주요국의 가파른 경제회복과 백신 공급 등으로 80년만에 가장 강력한 '불황 후 경제 성장 속도'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변종 발생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신흥․개도국의 높은 재정부담 등으로 인한 경제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일단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5%대 후반~6%에 걸쳐 있는 가운데 국내 성장률 전망에 있어서 상승 포텐셜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무난하게 올해 성장률 4% 그 이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식시장도 최소 4%는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기대치를 많이 반영한 주식시장 흐름을 보면 4%는 기정사실로 보는 듯하다"면서 "미국 역시 7%대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3%대 후반의 수치를 제시한 곳들이 많다. 예컨대 국책연구기관 KDI는 작년보다 전망치를 70bp 올려서 3.8%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나온 뒤 서서히 4%대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4.1%라는 수치를 제시했으며, 일부 외국계의 경우 4%대 후반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4% 성장 달성을 공언해 놓은 상황이며, 지금은 2차 추경 규모가 관심사가 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백신 관련 말들이 많았지만 최근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졌다. 여기에 세금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히고 있으며 추경까지도 대기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면 올해 4%대 성장은 무난하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한은 총재 멘트를 대기하고 있지만, 연내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는 게 맞는 듯하다"고 말했다.

자료: 기재부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