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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교수] 중국 디지털 위안화가 주는 시사점

편집국

기사입력 : 2021-06-07 00:00

중앙은행 발행 법정 화폐로 금융거래 가능
한국 정부 보조금 지급 수단 지역화폐 문제

▲사진: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교수

▲사진: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교수

특정 지역의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기존 금융기관에 연계된 자신의 스마트폰 전자지갑에 입금된 정부의 지원금을 일정 기간 이내에 특정 매장의 특정 상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한다. 언뜻 지난해 한국에서 신용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었던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현재 중국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 수년간 많은 논란이 되었던 디지털 위안화의 실체가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서 점차 확인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위안화는 비트코인 같이 민간이 발행하여 그 가치를 보장할 수 없는 가상화폐가 아니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인 위안화의 디지털 버전(digital RMB)이다. 민간이 발행하는 가상화폐는 그 가치를 담보할 수 없지만, 디지털 위안화는 실물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치고 법적으로도 지급결제 수단으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는 물리적 형태의 현금(지폐와 동전)과 디지털 형태의 중앙은행 예치금이 있다.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금융기관 사이의 계좌이체 등에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가 이미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디지털 위안화는 일상생활에서 현금이나 소액결제를 스마트폰 모바일 형태로 전환하는 결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용도로 도입된 것이다.

둘째, 이번에 도입된 디지털 위안화는 계좌기반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이하 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이다. 디지털 위안화의 모바일 앱(App)이 기존 은행의 금융계좌에 연계되어 개설 및 금융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CBDC의 발행 형태에 대한 논쟁은 크게 ① 계좌형 CBDC와 ② 토큰형 CBDC로 나뉘어졌다. 토큰형 CBDC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발행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가치는 안정된 일명 스테이블 코인이다.

토큰형 CBDC의 경우 금융계좌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개별적인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치를 가진 전자적 정보로 존재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현금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디지털 위안화는 반드시 기존 은행의 금융계좌에 연계된 모바일 전자지갑 형태로만 발행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계좌형 CBDC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결제대금이 부족하다면 디지털 위안화에 연계된 본인의 은행계좌에서 예금이 자동으로 인출되어 결제된다. 필요하다면 본인 은행계좌에서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으로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중국의 알리페이나 한국의 카카오페이에서 은행계좌를 연계하여 지급결제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디지털 화폐이면서 동시에 모바일 결제 앱(App)을 의미한다.

이러한 금융계좌 기반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결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손쉽게(계좌추적이 어려운) 국제결제가 가능한 토큰형 CBDC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지급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 기업의 금융계좌로 진행되는 무역결제는 ① 중국 내 지급결제 시스템, ② 해당 국가의 지급결제 금융 시스템, 그리고 ③ 국가간 계좌 지급과 결제에 대한 금융거래 정보 승인과 외환 환전이 이루어지는 국제 청산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계좌기반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결제 수단이 된다는 것은 위안화가 국제결제 수단이 된다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국제화가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하여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에 도전하려고 한다는 주장을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셋째, 이번에 도입된 디지털 위안화는 특정 오프라인 매장의 POS 결제 단말기나 특정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사용된다. 지난 수년간 CBDC의 운용 방식과 관련된 이슈가 분산원장(거래 데이터를 여러 기관이나 저장 장소에 동기화하여 분산 저장) 기술의 도입 방식이다.

만약 비트코인처럼 완전히 분권화된 분산원장 방식을 사용한다면 중앙집권화된 결제 망을 통하지 않는 개인 간 금융거래가 가능할 수도 있다. 디지털 위안화 실험과정에서 펑이펑(?一?) 기능이 소개되면서 이 기능이 마치 현금처럼 개인의 스마트폰 간에 결제 망을 통하지 않고도 디지털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펑이펑 기능은 허가된 특정 POS 단말기에 NFC(비접촉 근거리 통신) 방식의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디지털 위안화 결제를 중국정부가 원하는 매장 또는 상품의 결제에 선택적으로 허가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금 지급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정부는 코로나 지원금을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형태로 지급하였는데, 예금으로 전환 되거나 주식투자로 전용되는 등 기대만큼의 소비 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향후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정부의 소비확대 지원금이나 저소득층 보조금 용도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도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수단으로 모바일 지역화폐 도입이 확대되면서 지역간 경쟁이 나타날 우려가 제기된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 이에 대한 최선의 해답을 도출하기 위해라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CBDC의 진행과 보조금 지급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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