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은 전년 동월에 비해 45.6% 급증해 1988년 8월(52.6%)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5월 수출액은 507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수출 금액은 역대 5월에 기록한 가장 큰 수치다.
수입은 37.9% 늘어난 478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1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 다이나믹한 수출입 급증세
올해 들어 수출 회복세는 크게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2020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가세는 양호하다.
2개월 연속 40%대 증가율은 기록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4월의 수출 증가율은 41.2%에 달했다. 전년의 기저효과를 크게 상회하는 수출 신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수출 증가율은 1년 전인 작년 5월 23.7% 급감한 바 있다. 코로나 사태 여파가 작용하면서 작년 8월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후 9월에 증가(7.1%)로 전환했으나 10월(-3.9%)에 다시 감소하다가 11월부터는 상승폭을 높였다.
수출 증가율은 11월 3.9%로 재차 플러스로 전환한 뒤 12월(12.4%), 올해 1월(11.4%)엔 두 자리수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월(9.3%)에 달력 요인으로 증가율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3월 16.4% 늘어나더니 4월엔 41.2% 급증했다. 그런 뒤 5월엔 32년만의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일평균 증가율로 보면 5월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3월 16.4%, 4월 29.5%에 이어 5월엔 49.0%에 달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수입 역시 크게 늘었다. 수입 증가율은 1월 3.6%, 2월 14.1%, 3월 18.75, 4월 33.9%에 이어 5월엔 37.9%까지 높아졌다.
수입은 1년 전인 작년 5월 20.5%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다가 올해 들어 생산시설 가동률 상승, 투자증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기 호전 속에 1차산품, 중간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고르게 늘어났다. 가공단계별 수입 증가율을 보면 1차산품이 87.0%, 중간재가 34.4%, 자본재가 16.1%, 소비재가 31.2% 늘었다.
■ 사상 최대규모의 수출 흐름...주력 품목 모든 분야에서 급증
수출은 금액 측면에서도 3개월 연속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있는 일이다.
특히 5월엔 직전 두달에 비해 조업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500억달러 흐름을 이어갔다. 5월 조업일은 21일로 3월과 4월에 비해 3일이 적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24.2억 달러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를 넘어섰다. 일평균 24억 달러 초과는 2018년 9월 이후 32개월만의 최대 실적이다.
현재까지 1~5월 누적 수출액은 2,484억달러로 역대 1위 수준이다. 1~2월은 해당 월의 역대 2위였으며, 3~5월은 모두 1위다.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 1~5월 모두 역대 1위에 해당한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 수출액이 유일하게 6천억 달러를 넘었던 2018년 성과를 웃돌게 된다.
수출은 대부분 품목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는 한국의 15대 주력 품목 중 14개 품목이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다.
국내 15대 품목은 반도체・일반기계・자동차・석유화학・석유제품・철강・선박・무선통신기기・차부품・섬유・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이차전지・가전・컴퓨터다. 15개 품목 중 선박만이 14.9% 감소했다.
하지만 선박의 경우 대부분이 2~3년 전 수주 실적이어서 부진할 수 밖에 없엇다. 올해 5월 통관 선박이 10척이었다. 2018년 수주가 6천, 2019년이 3척, 2020년이 1척이었다. 선박 통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한국의 주력 분야 수출이 모두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수출이 늘어난 14개 품목 중 13개는 3개월 이상 연속 증가하면서 완연한 상승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가운데 12개는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연속 증가기간을 보면 바이오헬스(21개월), 반도체・가전(11개월), 이차전지(9개월), 무선통신기기・차부품(7개월), 자동차・석유화학・철강(5개월), 일반기계・석유제품・섬유・컴퓨터(3개월) 순이다.
바이오헬스와 컴퓨터는 지난해 각각 65.3%, 82.1% 급성장한 영향으로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으나, 수출액 측면에선 5월 기준으로 각각 역대 1위와 2위에 해당한다.
산업부는 "작년엔 반도체·바이오헬스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올해는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 품목들이 호조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 지역별로도 고르게 급증
수출은 지역별로도 고르게 늘었다.
중국・미국・EU 등 전통의 3대 시장과 신남방・신북방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3대 시장으로의 수출액은 모두 역대 5월 중 1~2위를 기록했다. 기저효과와 무관한 절대 규모 측면에서도 상당히 선전했다.
대중국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5개월 연속 두 자리 증가)해 2년 6개월 만에 3개월 연속 130억 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가 9.2%, 석유화학이 34.8%, 일반기계가 20.2% 늘었다.
대미국 수출은 9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역대 4위 수출액을 기록했다. 자동차 117.4%, 차부품 467.2%, 석유화학 227.0%를 기록했다.
대EU 수출은 9개월 연속 증가(7개월 연속 두 자리 증가)했다. 수출액은 역대 5월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바이오헬스가 28.4%, 자동차가 126.3%, 이차전지가 27.3% 늘었다.
동남아나 구소련 지역,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도 급증했다.
신남방(아세안+인도) 지역 수출은 70.4% 늘어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대아세안 수출은 3개월 연속 두 자리수로 증가하면서 역대 5월 수출액 중 1위를 기록했다.
신북방(CIS+몽골)에 대한 증가율은 37.6%로 3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대중남미 수출은 119.3% 급증해 7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 상향조정되는 글로벌 경제 전망...한국경제에 유리한 환경
글로벌 경기는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은 상향 조정됐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을 3개월 전보다 100bp 올린 4.0%로 제시한 가운데 전날 저녁 OECD는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월보다 50bp 올린 3.8%로 제시했다.
OECD는 5월과 11월 본 전망을 제시하고 있으며, 3월과 9월 중간 전망을 내놓는다.
OECD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상향폭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5.6%→5.8%) 상향폭을 크게 상회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한국의 개선세가 돋보이는 것이다.
OECD는 "양호한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적극적 거시정책은 적절하며,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2022년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한은이 성장률을 대폭 올리고 금리정상화 시점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가운데 정부는 계속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 속에 전세계 교역이 뚜렷하게 회복하자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상당히 돋보이는 국면에 있는 것이다.
올해 주요 10대국의 1분기 수출은 모두 증가세로 전환됐다. 분기 수출액이 모두 플러스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2.0%), 중국(48.8%), 홍콩(31.1%), 일본(8.8%), 독일(12.2%), 영국(6.1%), 프랑스(8.3%), 네덜란드(13.5%), 이탈리아(14.3%), 그리고 한국(12.5%) 모두 1분기 수출이 플러스를 보였다. 특히 2개월 연속 한국의 9대 전(全)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이는 10년(2011년 3월~5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수출 급증세는 글로벌 경기회복을 밀고 당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중간재 수출 급증, 그리고 전품목 선전이 의미하는 것은..
주요국의 투자 및 생산활동 재개를 보여주는 중간재 수출은 작년 5월 43.6% 감소에서 올해 5월 77% 급증세로 대반전을 이뤘다. 중간재는 우리 수출의 30~40%를 차지하는 글로벌 경기민감 품목이다.
중간재가 호조세로 돌아선 것은 향후 우리 수출에 청신호로 평가받는다. 중간재는 수출부진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반면 수출호조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선전하는 특징을 지닌다.
아울러 수출이 가격과 물량 양 측면에서 모두 올라와 한국경제의 호조세가 상당부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간재 6개 품목을 5월 증가율을 보면 기계(25.9%), 석유화학(94.9%), 석유제품(164.1%), 섬유(57.6%), 철강(62.9%), 차부품(182.3%)로 76.8%에 달했다. 이는 작년 5월 43.6% 감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모든 품목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5월에 23.7% 감소한 뒤 올해 같은 기간엔 45.6% 늘었다.
또 최근까지 수출 상승세는 수출 품목 고부가가치화, 국제유가 및 반도체 가격의 상승 등 수출단가의 상승이 주도했지만, 그간 주춤했던 수출 물량이 4월에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등한 데 이어 5월에는 1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수출의 양축인 수출 단가와 수출 물량이 모두 두 자릿수로 늘어나는 것은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반도체, 자동차 같은 주력 품목들이 수출을 이끌고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의 신성장 품목이 뒤를 받쳐왔다.
지난 2017년~2018년 반도체가 초호황기를 맞으면서 반도체는 연간 수출 기록을 2년 연속 경신한 바 있다. 올해 5월 반도체 수출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5월 누계 수출액은 2018년에 이어 2위다.
반도체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최근 비메모리 공급 부족 등에 따른 생산차질로 산업생산 등이 악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반도체의 상승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최근 반도체 장비 수입은 2017~2018년 슈퍼 사이클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반도체 장비 수입이 6개월 가량 반도체 수출을 선행하는 경향을 나타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반도체 수출의 호조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한국 수출의 허리인 중간재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2개월 연속 50%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전 품목이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정부는 "공급망과 물류 차질 등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관계부처와 함께 철저히 대응하는 한편 무역금융, 비대면 마케팅 등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2021년이 수출 반등을 넘어 새로운 수출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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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부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